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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가출

by 자광 2009. 7. 24.
오늘 아들을 만나려 다녀왔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어제 아들의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목소리만으로도 그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내일 가려고 했다니까.
미안해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식이 무엇일까?
바로 며칠 전 딸 아이 때문에 안 좋은 문자를 받았다.
나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엄마 없이 혼자 나름 애를 쓰고 키웠는데도
아이들은 나의 뜻과는 상관없이 자꾸 어긋나더니
결국은 자신들의 뜻대로 집을 뛰쳐나가기를 수십 번 반복하였다.

내 나이 5살 때 어머니 떠나시고 아이들에게 만큼은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도록노력 했는데
결국 엄마 없는 아이들로 만들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과 나의 사랑으로는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가 참 어려운 모양이다.
오늘 많이 미안해하는 아들에게 그랬다.
너 또한 너와 똑같은 자식을놔 보면 부모 된 마음을 알 것이라고

하지만 난 그럴 말 할 자격도 없다.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매도 참 모질게 많이 들었다.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주어야 할지도 몰랐다.
자꾸 다른 길로 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바로 잡아야지 하면서하는 것이
고작 매를 들고 다그치는 것이었다.

딸아이는 그런다.
매를 많이 맞아 원망스럽다고그 말이 가슴에 비수가 되어 나를 찌른다.
난 사실 방법을 몰랐다.
그저 말  잘 듣기를 바라는 마음에매를 들어서라도 공부시키고 집에서 잠자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착각이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다.
어느 날 아이들이 집을 안 들어 왔다.
그때 사업 망하고 어렵게 얻은 좁은 방에서 다 함께 살 때다.
저녁 늦어도 아이들이 집에 들어오지를 않는 것이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가까운 파출소에 들려 신고를 하고정말 정신없이 아이들을 찾아 다녔다.
혹시 잘못되었나.
어떻게 된 것은 아닐까하고아무것도 먹을 수도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며칠을 찾아 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파출소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들 찾았다고부랴부랴 파출소에 찾아가니 엉망진창인 모습으로아이들이 그곳에 있었다.
무조건 다행이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안 다치고 그래도 멀쩡하게 있어 주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집으로 데려와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묻자기가 막혔다.
아이들은 의도적으로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이었다. 즉 가출을 한 것이다.
6살짜리 여 동생과 초등학생 오빠의 계획 된 가출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의 고난을 예견하는 시작일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