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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운전은 전쟁이다

by 자광 2009. 7. 25.

내가 타고 다니는 차는 1996년씩 아반떼다.

조금은 오래된 차지만 애착이 가는 차다
그동안 수리비가 차 값만큼 들어갔다.
하지만 지금 타고 다니는 대는 별 불편이 없다.
나는 별 불편이 없는데 주변 사람들의 눈은 불편한 모양이다.
길거리에 보이는 차들은 너무 다들 좋다.
심지어 이젠 외제차도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살만한 나라가 되었다.
사무실 아래 농협이 있는데 그 농협 과장의 차는 엑셀이었다.
그런데 그곳에 근무하는 여직원의 차는 소나타 신형이었다.
그것도 검정소나타…….아 그 외형 정말 보기에 좋다.
순간 저 아가씨 월급이 얼마일까?
그리고 저런 아가씨 눈에 나같이 아반떼 구형 끌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나 들까? 싶다.
저 아가씨의 남자 친구가 되려면 최소한 저보다 좋은 차를 타는 사람이어야 되겠지 싶다.
하지만 그 농협 과장을 보면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어제 아침 경찰서에서 스티커가 발부되어 왔다.
과속한 것이 무인카메라에 찍힌 모양이다.
시속 70km 도로를 90km로 달렸다고 되어있다
곰곰이 생각을 해 본다 내가 이날 이 도로를 왜 갔을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아차 그날 마침 그곳에 취재가 있었는데 급하게 달려가다가
조금 속력을 낸 모양이구나.…….그래 조금 더 기다려 7만원 내지 뭐 어차피 차타고
다니면 이 나라의 세금 봉인데 좀 더 보태 주지 뭐 하고 스티커를 차 구석에 처박아 둔다.
나는 한 번도 차를 사치품으로 나의 신분 과시용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구형 아반떼 타는 주제에 신분 과시용은 어림없는 소리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사람을 보고 차를 보는 것이 아니라
차를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 번번이 느끼는 것이지만 차가 크고 좋으면
대접이 더 좋다. 어디 행사장을 가도 내 차는 항상 자리가 없다고 한다.
결국 취재 차량인 것을 확인하고 어쩌지 못해 들어가라는 식이다.
어쩔 때는 막무가내 주차 할 곳이 없다 하여 멀리 차를 세우고
카메라며 장비를 들고 끙끙거리고 들어가면 어디선가 시커먼 차들이 씽씽 안으로 들어간다.
바로 소위 말하는 내빈들이다. 그리고 주차장은 충분히 주차할 공간이 있다.
물어보면 내빈들을 위해 비워두었다고 한다.
내빈 따로 있고 외빈 따로 있는 나라. 그들은 분명히 구분을 한다.
어차피 자리에서 벌써 구분이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예전에 어떤 모임에 참석을 하였는데. 따로 자리의 구분이 없었다.
그분이 내빈 소개를 하면서도 많은 시간을 들여 그곳에 참석한 모든 분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취재를 하고 있던 나 까지도 소개를 하는 것이었다.
순간 어떤 감동이 몰려 왔다. 아 저분은 이곳에 오신 모든 분들 내빈으로 모시는 것이구나.
그리고 그분을 다시 한 번 더 쳐다보았다.
그 분은 전에 방송사에 근무하시기도 하였고
지금은 마산에서 예술단체를 이끌고 계시기도 하다.
오히려 그분에게 더 존경심이 우러러 나온다.
나중에 나도 이런 자리가 마련되어 내가 내빈을 소개해야 한다면
오늘처럼 해보리라…….누구나 내빈인 자리
나의 행사를 찾아온 누구나 주인공이고 내빈인 자리 얼마나 좋은가.
이야기가 영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다시금 제 자리
오늘 아침 차를 몰고 나오는데 내 앞을 달리던4,5톤짜리 트럭이 옆 차선으로 변경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또 내 차선으로 밀고 들어온다.
내 차는 이미 반쯤 진입이 되어 있는 상태고 내 옆으로 다른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양보다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트럭을 지나가는데 순간 심한 욕설이 들려온다. 지나갔다
착각인가 잘못 들었겠지. 하지만 화가 난다 확인은 해보자
마침 신호에 걸린다. 마침 내 뒤에 서있는 트럭으로 다가 가니 트럭 기사님이
창문을 내린다.
내가 묻는다. 혹시 저에게 욕하셨냐고
그러자 트럭기사님이 그런다. 욕은 안했다고 하지만 양보 좀 하지 하고 투덜거린다.
어처구니가 없다 분명 욕을 들었다. 그런데 본인이 안하였다고 하니
안한 거다. 그런데 트럭기사님은 양보 좀 하지 내차가 서주지 않고 자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그냥 진행을 한 것이 기분 나쁘다고 한다.
그 트럭기사는 그냥 차선을 밀고 들어 왔지만 난 순간 생명에 위협을 느꼈다.
그런데 그냥 내차가 세우질 않아서 미워 투덜거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자기가 들어오는데 내 차가 양보하지 않고 그냥 진행을 한 것이 기분 나빠 투덜거렸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나는 잠시 혼란이 생겼다.
누가 잘못을 한 것인지. 그 순간 신호가 바뀌었다.
나는 다시 차를 몰고 운전을 하면서도 한참을 생각한다.
누가 잘못 하였나. 트럭이 갑자기 차선을 변경할 때 세우고 양보해 주지 않는 내가 잘못된 것일까? 
내차는 그런데 양보를 하려고 하면 급정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자신은 마음대로 이 차선 저 차선 옮겨 다니다가
또 변경한 차선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바로 차선을 변경해 버리는 트럭운전사는 잘못이 없는 것일까?
머리가 아팠다. 나는 가끔 이럴 땐 헷갈린다.
싸우려고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싸우진 않았다.
차에서 내려서 까지 묻고 싶었다. 그 트럭기사님의 생각을.
그런데 나는 더욱 혼란스럽다. 내 나름 평소 양보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조금 더 양보해야 할까 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양보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