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정에 의해 전세방을 빼야했다.
비록 얼마 되지 않은 전세금이었지만 그 마저 줄여야 했기에
전세금을 받아 이리저리 분배를 하고 나니 내 수중엔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
남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갈 곳 없는 몸이 되어
사무실을 거처로 삼게 되어
주소지를 그곳으로 옮겼다.
그런데 얼마 후 의료보험 수가가 올랐다.
어찌 된 일일까? 전화를 하니
주소지를 옮겼는데 그곳의 평균 전세금으로 계산으로 하여
올랐다는 것이다.
헐 무슨 전세. 난 전세금을 걸지도 않았는데
하여간 규칙상 그렇게 되었단다.
전세금도 없어 사무실로 옮겼는데
전세금이 올라 계산이 되어 의료보험 수가는 높아 진 것이다.
즉 나에겐 어떠한 질문도 하지 않고
그저 주소지를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보험수가를 옮긴 것이다.
내게 물어보지도 않고
다시 사무실에 거주를 한다고 하니 또 그런다. 그렇다면
사무실을 임대한 사람에게 임대하고 있다는 증명과
그곳에 일체의 돈을 내지 않고 살고 있다는 증명을 해 달란다.
과연 누가 사무실에 사람을 재우는 것도 어려운 부탁을 들어 주는 것인데
그 부탁을 들어 주면서 임대계약서 까지 복사를 해 줄 까?
하여간 그곳의 전세금 평균이 그러니까.
의료보험 수가가 올랐다고 한다.
사무실 임대계약서를 가져와야만 처리를 해줄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들의 입장에서는 여름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일하면서
그냥 서류 한 장 해오면 되는데 하지만
참 어려워 신세지고 있는 사람 더 곤란하게 하는 행위가 아닐까?
어떻게 내가 지금 당신께 신세를 지고 있는데
당신의 사무실 임대료가 얼마며 내가 당신 사무실에서 기거하고
있다는 것을 당신이 서류로 증명을 해주어야 한다고 할 수 있을까?
의료보험료를 줄여도 어려운 상황에 단지 주소지를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의료보험료를 올려 버린다.
그런데 올리는 것은 그들의 기준에 따라 그러는데
내리는 것은 내가 증명을 해주어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처리했고
나는 그 기준에 따라 다시 한 번 곤란한 부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나의 곤란은 필요가 없다.
돌이 켜 생각해 보면 그들의 월급을 우리가 준다.
그러면서 그들이 상전이 되어 나를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부린다.
그들은 사무실에서 내가 가져다주는 자료들을 가지고
일을 한다. 하지만 그들의 말투나 그들의 시선에서는
아무런 배려가 없어 보인다.
주소지가 바뀌었다면 사무실에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왜 내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덜컥 마음대로 의료보험료부터 일단 인상하고 볼까?
얼마 전에도 옆에 없는 아들 명의로 일 년 가량
의료보험료를 내고 있었기에 그 사실을 항의하고 나서 겨우 아들 분의 의료보험료는
빠지게 되었다. 그들은 단지 내가 가져다 준 자료를 확인했을 뿐 그 어떠한 행동도 없이
단지 사무실에서 내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 아들이 있네. 그럼 올려야지 했던 것이다.
한번쯤 확인 해 보면 힘이 드는지
인상할 땐 확인 안한다. 단지 요금이 이상해 내려달라고 항의하면
내려야 할 사실을 나보고 증명해 달라고 한다. 그래야 내려 줄 수 있다고
의료보험료를 올릴 때는 그들의 기준에 따라 내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올려버리고
왜 올랐냐고 항의를 하면 그럼 왜 내려줄테니 자료를 제출해 달란다.
주소지를 옮겼다는 이유만으로 월세인지 전세인지 평수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도 하지 않고 단정적으로 전세라고 판단하고 자신들이 정한 평균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단 인상부터 할까?
한번쯤 확인해 볼 수는 없었을까? 그러라고 월급 주는 것 아닐까?
어떻게 자신들의 월급을 주는 사람들 편에서 일할 생각은 절대 안할까?
국민들의 상전이 되어 자기들 잘나서 의료보험공단의 직원이 되어
자신들의 능력으로 월급을 받으니 진짜 자신들에게 월급을 주는 국민들 쯤은
우습게 생각하는 걸까? 주소지를 옮겼다면 전화도 있는데 한번쯤 전화해서
확인해 보는 절차가 어려운 걸까? 그것이 봉사 아닐까?
수가 올리는 것이 그렇게 급한 것일까 수가를 올리려면 즉 금전적인 요구를 하면서
한번 쯤 확인해 보는 절차가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
하여간 그들이 요구하는 서류를 만들어 전해 주어야 한다.
전세금은 사라졌는데 더 비싼 전세 집에 살고 있다고 판단하는 그들의
방식에 경의를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