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我)/빛 바랜 일기

태풍속에 든다

by 자광 2009. 8. 30.


태풍이 온다고 한다. 아침에 천둥번개가 치며 무섭게 비가 쏟아진다.
제법 올 것이라고 고는 하였지만 이렇게 까지 올 줄은 몰랐다.
비가 내리는 정도가 아니라 쏟아지기 때문이다.

잠시 생각에 잠긴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물론 상대적일 것이다. 나 스스로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집으로 가는 길에 차를 몰다 보면 내 스스로의 다짐이
무너진다. 법규라는 것이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지키고 있으면 바보다 된다.
그럴 때 마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라 나를 통제하기가 힘들어 진다.
그렇게 폭발하면 나는 나쁜 사람이 된다.
참는다, 잠시 몇 초만 참으면 된다.
그럴 때 마다 내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오지랖 넓게 참견해야 옳은지
아님 참은 것이 잘한 것인지.

간혹 나는 길가에서 길을 몰라 묻고 다니는 사람이나
어떤 문제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데도 내가
나서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러고 나서 후회한다. 내가 왜 실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냥 모른 체 지나치면 될 것을 간섭하는 내가 참 밉다.
그것이 나다.

오늘 태풍이 세차게 분다.
비는 억수 같이 내리고 나는 바보처럼
그렇게 그 태풍 속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