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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허튼소리

마른 똥 막대기

by 자광 2008. 12. 5.
마른 똥 막대기  
살면서 한번쯤 우리는 나중에 무엇이 될까?
그리고 우리는 누구며 왜 사는지 하는 생각 참 많이 했을 것이다.
나도 한때 참 그런 생각에 많이 빠져있었다.
그러다 보면 갑자기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 머리 흔들어 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언제인가 이런 예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옛 조사에게 누군가 도를 구하려가서 장안을 가려면 어디로 갑니까.…….하고 질문을 하자
이조사가 하신 말씀이, 너에 발밑이니라하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하지만
아니다 우리는 진리의 실체를 너무 멀리 본다.

道는 길이다.
서울을 가려면 어디서부터 출발을 해야 할까.
장안은 옛날 중국의 수도다.
마찬가지 우리에게 누군가 서울(진리)을 가려면 어디로 갑니까, 라고 질문을 한다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 조사와 같이 그런 기막힌 답이 나올까.

서울을 가려면 지금 당장 내 발밑을 한발 디딤으로부터 시작이다.
무엇이라도 내가 발을 내밀지 않으면 길도. 필요 없다.
道나 진리는 바로 나로 부터 지금 바로 발을 디딤으로 시작이고 그것이 바로 진리이다.

어떠한 다른 방법도 없는데 우리는 진리를 찾는답시고 다른 방법 거창한 방법을 구한다.
우리가 배고플 때 아무리 맛있는 음식 이야기를 해도 배부르진 않다.
아무리 맛없어도 직접 먹어야한다.
아무리 맛있는 과일도 먹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설명만으로는 직접 맛을 볼 수 없기에
부처님은 우리 더러 직접 와서 보고 맛을 보라하고 가르치시는 것이다.

진리 란 누가 따로 가르쳐줄 수 도 대신 깨달아 줄 수도 없다.
그래서 저 유명한 똥 막대기 이야기가 있지 않는가!
부처가 누구냐는 질문에 마른 똥 막대기로 비유해 버리는
그 여유로움 우리는 그런 말장난에 놀아날 필요는 없다.
단지 똥 막대기는 똥 막대기고 부처는 부처고 나는 나다. 이뿐이다.
설명을 하자면 여기서 속임수가 있다.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는 생각해 보면(무지하지만) 세상에
나를 대신 해줄 수 있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거의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불가능 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잘 알 고 있는 것들 중 하나 그중 하나가 바로 이 화장실 문제이다.
배탈이나 배가 아플 때 어느 누가 대신 갈 수 있나?
오직 자신밖에 해결 못한다.
바로 이것이다.

부처도 조사도 다 허상이고 오로지 자신만이 이룰 수 있음이고
진리의 맛을 볼 수 있다.
부처도 조사도 만나면 죽이라는 임제스님의 말씀처럼
우리는 부처도 조사도 다 두고 가야 한다.
단지 방편 일 뿐 진리 그 자체는 아니기에 우리는 이제 달을 보아야 한다.
부처님이 가리키는 저 밝은 달을 우리가 직접 보아야 할 것이다.

성불 하소서
자광 합장
자광의 넋두리 2001년9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