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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겨울국화

by 자광 2009. 8. 30.


아무리 따뜻한 겨울이라지만 그래도 밤새 차가운 바람은 매섭다.
하지만 아직도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저 국화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견디고 있다.

매일 만나는 삭막한 콘크리트에 뿌리는 내린 국화꽃이
내 마음을 짠하게 한다.

나는 조금만 힘들어도 주저앉아 버렸다.
나는 조금만 힘들어도 힘들다 투정했는데
저 국화는 그 모진 밤 차가운 바람을 당당히 이기는 구나

나의 못남을 너는 마치 비웃기라도 하려는 듯
아직도 노랗게 피어 있구나.
하지만 조금씩 빛을 바래가는 너지만
그 향기는 여전하구나.

이젠 벌과 나비도 찾지 않는데
이제 그만 쉬려무나.  편안하게 땅속깊이 뿌리 내린 채
내년 봄 따스한 햇살에 다시 깨어나
여리디. 여린 연두색 속살을 다시금 세상을 향해
하늘을 향해 뻗어 올리려무나.

너의 모진 인내력이 나에겐 질책이며 채찍이구나.
평소 스쳐 지나던 너 지만 그렇게 큰 너의 꿈들이 담겨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