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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무습다

by 자광 2009. 8. 30.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하루 웬 종일 내린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문제로
이런 저런 정보를 뒤지면서 하루를 보낸다.

참 무섭다.
권력이라는 게
정권이라는 게 무섭다.
단 한명의 잘못됨으로 인해 수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
그 한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참 많은 밤을
잠 못 이룬다.

더욱 문제는 그 사람은 지금 자신의 잘못을 모른다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은
그저 그에게 반하는 사탄의 무리 일 뿐이다.
그것이 두렵고 무섭다.
어떻게 자신의 백성을 적과 아군으로 구분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으로
자신과 반하는 국민을 사탄으로 몰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아예 들으려고 조차 하질 않는 것이
무섭다. 정말 무섭다.

그 아래 내각에서 벼슬을 하는 사람도 한결같이
움직이고 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이 부추기는지도 모른다.
어쩜 그럴 수 있을까?
그는 대통령이다. 종교계의 수장이 아니라
어떠한 백성도 포용해야 하는 한나라의 수장이다.
그런데도 그는 그의 종교에 충실한 백성만
거두려 한다. 그리고 그의 명령에 따르는 백성만을
거두려 한다. 그것이 그의 무지에서 비롯됨이 더욱 무섭다.

비가 내리는 이 시간에도 촛불을 밝히는 백성을
그는 이미 적으로 사탄으로 아니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하고 오직 힘으로 촛불을 끄려고 한다.
그것이 무섭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활활 타오를 것이 자명한데도
그는 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 있어도 보지 못한 체
그는 단지 그에게 있어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서
준법을 가장해 억압으로 국민의 의사를
짓 밝을 뿐이다.
그것이 무섭다.

비는 결국 그치겠지만 촛불을 꺼질 기미를 보지일 않는다.
그런데 그 촛불을 힘으로 끄려고 하는
그가 왜 그리도 안타까울까?
나만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