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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잠시쉬자

by 자광 2009. 9. 10.

꽃-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 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싶다.

우리들은 모두/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네가 나를 불러주기전

나는 존재할수 없었다.

네가 나를 불러 주기전엔

나는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였다.

너로 인해 나는 사랑을 할수 있고

너로 인해 나는 삶의 의미가 될수 있었다

하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