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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희망근로 상품권 희망인가? 낙인인가?

by 자광 2009. 9. 27.

오늘 어떤 상점에 들어가려다. 문 앞에 있는 희망근로상품권 식별하는 방법을 안내 해 놓은 포스트를 보고 참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망근로를 하시는 분들이 누구인가. 설명 안 해도 다 알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결국 상품권마저 구분을 당해야 한다. 그들이 임금 되신 받는 상품권에는 그들이 희망근로를 하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낙인처럼 찍어 따로 구분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 상품권을 내밀고 물건을 구입하려면 결국 자신이 희망근로자라는 사실을 들키고 마는 것이 된다. 왜 그래야 할까. 요즈음 지역에는 각 지역 재래시장 상품권도 많이 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름의 상품권이 많은데 꼭 그렇게 그들만의 리그처럼 그들만의 상품권을 만들어 따로 관리를 해야 하는지 아니 그렇게 그들을 따로 구분을 해서 그들을 낙인찍어야 하는지 그 의도를 모르겠다.


얼마 전 내가 알고 있는 분이 수급자라 때가 되면 식권이 나오는데 한 장에 어느 땐 3500원인가 하는데 그것으로 아이들 점심때 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가난을 내색하기 싫은 아이들은 그것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자존심이 있는데 어른들의 입장에서 행정의 편리만 생각해서 일률적으로 그 아이들을 식권으로 따로 마이너 리그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식권이 있어도 당당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단 한아이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이러면 안 된다 싶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그 식권에는 유효기간은 있어도 환불에 대한 규정은 없다. 즉 식권을 다 사용하지 못하면 그대로 소멸된다는 것이다. 일반 상품권에는 유효기간과 사용하지 못한 상품권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이 식권이라는 것은 유효기간은 한 달인데 그 한 달 동안 사용하지 못하면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다는 설명만 있을 뿐이다.


그런 사용하지 못하는 식권에 대한 아이들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대로 도로 그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얼마 전 취재에서 그들은 그렇게 설명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아낀 세금은 다시 시로 되돌아간다고 설명해 주었다. 다른 곳에 아껴도 충분할 것인데 아이들 한 끼 식사 값을 아껴 시 재정에 충당한다는 설명에 칭찬을 해야 할지…….그들은 자랑스럽게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왜 나는 참 씁쓸함을 느낄까?


대한민국은 우습게도 없어도 잘 차려입어야 되고 큰 차를 끌어야 대접을 받는 나라이다. 그런데 조금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꼭 그렇게 구분을 하고 따로 관리를 하고 그렇게 희망근로 상품권이라는 이름으로 낙인을 찍어야 하고 식권이라는 알량한 구분으로 아이들의 자존심을 구겨 그 돈을 아껴 시 재정에 보태야 하는가. 궁금하다.


그렇게 은근슬쩍 이 사회는 계급사회로 구분을 하고 있다. 단 1%의 선택받은 그들과 그렇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서민들 또 그보다 못한 사람들로 이 사회는 구분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다. 누가 어떻게 희망근로상품권이라는 것을 만들 생각을 하였을까? 그래서 희망근로에 참여 하시는 분들도 상품권 보다는 현금을 지급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어쩜 희망근로상품권은 드러내고 싶지 않는 마지막 자존인지도 모른다. 희망근로 상품권을 내미는 그들의 손이 얼마나 아플까? 그렇게 낙인찍어 거창한 이름으로 만들어진 희망근로상품권 으로 이들은 이미 희망을 읽어버리는 것을 모를까?


도대체 누가 이들을 그렇게 낙인찍을 자격이 있단 말인가  그런 상품권을 만들 발상을 한 그 공무원들인가? 또 누가 아이들에게 주어진 자존심과 한 끼 식사의 권리를 빼앗아 세금을 아낀다는 그런 발상을 하라고 강요하였단 말인가. 그들이 머릿속으로 아이들의 한 끼 식사를 줄여 모은 돈으로 시 재정을 걱정할 때 아이들은 굶주리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식권을 희망근로상품권을 따로 구분해 만든단 말인가


그들을 마이너로 내몰기 위해 그들을 따로 구분하는 낙인을 찍기 위해 아님 나라의 은혜에 감사하라는 뜻에서 따로 그렇게 상품권을 만들고 식권을 만들고 또 어떤 자치단체에서는 플라스틱카드로 만들어 지급하겠다며 그걸 대대적으로 홍보까지 하고 있으니 그들의 그런 생각들이 한번이라고 이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희망근로상품권 보다는 기존의 재래시장상품권도 좋고 아님 다른 상품권도 좋다. 꼭 그렇게 희망근로상품권 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이들을 낙인찍지 말기를 부탁하고 싶다. 그걸 만들며 들어간 국민의 세금 또 그걸 식별하라고 알리는 포스트 찍는 비용 도 감안해도 그냥 기존 상품권을 사용했더라면 그 경비를 오히려 절약할 수 있었다.


부탁이다. 더 이상 아이들 한 끼 식사와 자존심을 바꾸게 하지 말라. 그 아이들 중에 이 나라의 소중한 기둥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식권 한 장과 자존심 사이에 애초에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현실에서 시들어 버릴 수도 있고 또 그들에게 희망을 빼앗아 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더 이상 식권이라는 알량한 종이 표를 나누어 주지 말고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라 아님 그들이 먹지 못한 식권의 나머지 권리도 그 아이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돌려주라 그걸 아껴 시 재정에 보텐 다는 그 절약 정신보다는 아이들의 미래가 더 걱정이 된다. 더 이상 식권 받는 아이로 희망근로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