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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이제 얼마후면 추석인데

by 자광 2009. 9. 29.

이제 며칠 후면 추석이다. 그런데 왜 나는 추석이라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추석이 되면 피곤이 물밀듯이 밀려온다.

어릴 적 추석 때에는 항상 고향 떠나 서울에서 남의 집에서 일하는 누나가 올 것만 손꼽아 기다렸지. 가난한 살림살이에 밥 한 그릇 줄이려고 누나는 어린나이에 집 떠나 그저 명절 때면 이런 저런 선물 사들고 고향집이라고 찾아왔지.누나가 언제 올지 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역을 찾아 손님이 다 나올 때 까지 기다리다 오지 않는 누나 때문에 몇 번을 되돌아 왔던가.

먹을거리도 별로 풍성하지 않을 그때지만 참으로 그리움이 있었다. 그리고 그 땐 그렇게 기다림과 그리움과 애틋함이 있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풍성한 지금은 어떤가, 그런 애틋함도 그런 그리움도 그런 기다림도 사라지고 없다.

추석하면 떠오르는 것이 지독한 정체현상이다. 끝없이 줄을 서서 엉금 엉금 기어가는 고속도로위의 차들이 기억 될 뿐이다. 그리고 의무적으로 제사를 지내고 고향을 떠나 다시 왔던 곳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그것이 지금의 추석풍경이다.

어차피 대한민국은 하루면 못 갈 곳이 없다. 이미 일일 생활권에서 모두가 생활 하고 있다. 그러니 애틋한 그리움이나 어떤 설렘이 있을 것이 없다. 아이들도 예전에 미리 예매한 기차표로 입석도 마다하지 않고 완행열차도 마다하지 않고 12시간씩 기차를 타고 고향 집으로 향하던 때가 이미 옛날인 것이다. 그것이 참 슬프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