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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제 자리에 그냥 두었다면

by 자광 2009. 10. 2.

어제 시내에 볼 일이 있어 시내버스를 타고 나갔다. 비록 오래된 차지만 차를 소유하고 있는데 가까운 곳은 가능한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버스에 올랐다.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버스에 자리를 잡자 마침 내 눈에 바로 이 비상용 해머가 눈에 들어 왔다. 요즈음 거의 모든 버스에 장착되어져 있는 것이고 신차가 출하 될 때 의무적으로 장착되어 나오는 것이다.


이 해머는 글자 그대로 비상용 해머 인 것이다.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작지만 끝이 뾰족한 망치를 그 망치를 저곳에다가 비치해 두었다가 비상시 유리문을 깨고 탈출 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그 비상용 해머가 버스를 아무리 둘러 봐도 제대로 장착된 곳이 없다. 난 버스회사에서 비치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호기심 많은 사람의 소행으로 단정 짓지도 않겠다.


다만 비상용 해머의 용도는 비상시에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비상용은 한마디로 얘기하면 자동차 보험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는 하나의 보험인 것이다. 자동차보험이 지금 당장 필요 없다고 자동차 보험이 필요 없다고 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우리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보험에 들고 또 나라에서는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 비상용 해머도 보험처럼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소한 호기심 때문에 혹은 회사 측의 안이한 판단 때문에 정말 필요로 하는 일이 생겼을 때 그때 제자리에 없다면  상상하기 싫은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그런데 그 대상이 바로 나라면. 그 땐 얼마나 원망스러울 까?


그럴 땐 나의호기심으로 인해 회사의 무책임함으로 인해 심지어 목숨까지 버릴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 해머는 제자리 있을 때 그 역할을 다한다. 제일 좋은 사용법은 한 번도 사람의 손을 타지 않고 그 차량과 함께 폐차 될 때 까지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 와 같이 없는 것처럼 그 자리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참 많다.  소방대원들, 군인들, 경찰들, 이들이 제발 일 년 내내 놀고먹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들이 필요 없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대한민국에 나는 살고 싶다. 이들이 놀고먹는 대한민국에서 우리 모두가 살았으면 좋겠다.


버스 안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해본다. 작은 해머 하나의 역할에 사람의 목숨을 몇을 구할지 모르는 소중한 존재임을 안다면 아마도 사소한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에 제자리에 두어야 할 해머를 가져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있으면서 비치하지 않는 회사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그 역할을 다한다면 그것이 최고다 그런 작은 역할들이 모여 이 사회가 지탱을 하기 때문이다. 그냥 제자리에 두는 것이 바로 그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