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속 이야기/삶, 그리고....?

개도 힘든 모양이다

by 자광 2009. 10. 23.
평소 산을 오르면 지 놈이 먼저 앞장 서 달려 가려고 하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축 쳐저 힘이 없어 보인다. 무슨일일까? 좋아하는 멸치고 마다하고 숨만 헉헉 내 쉰다. 안타깝다. 하루 를 집안에 갇혀 지낼 것이라 계산을 하고 외출을 시키면 아주 좋아라 하는데 오늘 따라 산을 오르는데 많이 처진다.

이놈은 진도개라고 분양을 받았는데 하도 짖는소리가 요란해 옆집이나 앞집 그리고 뒷집에서 항의가 많이 들어 온다. 그런다고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일이다. 내가 들어 보아도 소리가 우렁차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 소리방지용 목걸이가 있다고 하는데 그 것을 채우려 해도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하나는 전기 충격 요법이고 하나는 향수 요법인 모양이데 가격도 만만찮다. 그리고 개의 고통을 생각하니 못할 짓이라 망설이고 있는데 오래 같이 한집에 살려면 어쩔 수 없이 짖음을 방지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숙제다.....개 더러 짖지말라고 할 수도 없고......답답하다.
어찌 되었건 힘들게 오르니 정상에 다다른다.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지만 산에 오르면 산은 내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한다. 이런 저런 것들 다 버릴 수 있도록 해 준다. 저 복잡한 곳에서 내가 살았구나...저 좁은 곳에서 아웅다웅 한것이 참으로 우습기 때문이다. 좀더 크게 넓게 마음을 가져라 하고 내가 산은 일러 준다...

땀 뻘뻘흘리고 올라가면 어김없이 바람이 불어 준다. 그 바람조차 다. 나에겐 가르침이다. 성급할 것도 없고 욕심 낼 것도 없다. 어차리 한 세상인 것을 가지려고 만 하지말라고 한다. 산은 조건이 없다. 다 내어 준다. 바람도 나무도 또 수많은 중생들을 품고 다 먹여 살린다. 그러고도 또 이렇게 정상까지 내어 준다... 세상을 한번 보라고 바로 저곳이 니가 살고 있는 곳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