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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비교종교

종교란 무엇인가?

by 자광 2009. 10. 28.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종교는 아득한 옛날부터 인간의 삶과 함께 해 왔다.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라든가. 매장지, 주거지 등 유물과 유적지에서 이미 종교적인 행위의 흔적을 불 수 있다. 역사 시대에 들어와서도, 어느 문화권에서나 종교가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 왔음을 우리는 잘알고 있다.

종교는 인간이 이 세상과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 왔다. 또한 그 이해와 가치관을 표한하는 주된 통로의 하나러서도 종교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그리하여 중교는 관습을 비롯해서 규범과 윤리 등 사회제도와 예술, 정치, 경제, 국제 관계 등 온갖 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온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종교적 삶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 조사 자료에 의하면 특정 종교의 신자라고 스스로 답한 사람이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다. 통계숫자로만 보면, 종교에 친화적이지 않는 이른바 과학의 시대, 또한 세속화의 추세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종교 인구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굳이 특정 종교에 성직자나 신자로서 참여하지 않더라도, 어느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많건 적건 종교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간단 한 예를 들어 보자면, 시간의 단위를 이레를 한주로 묶어서 계산하면서 그 이레를 주기로 정기적으로 휴일을 갖는 것은 이제 세계 공통의 관습이 되었다.

그런데 잘 알려졌다시피 그 관습은 유대-그리스도교의 우주 창조 신화를 바탕으로 하여 형성된 것이다. 그리고 나라 국정 공휴일을 살펴보면, 부처님 오신 날 과 성탄절은 특정 종교 교조의 생일을 기리는 것이고 개천절은 신화를 바탕으로 하여 제정된 기념일이다. 또한 가장 큰 명절인 설날과 추석에는 온갖 종교적 풍속이 집중되어 있다. 식목일은 한식과 겹쳐서, 성묘라는 다분히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 퐁속의 날이기도 하다.

심지어 종교적인 것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한 뜻밖의 곳에서도 종교적인 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과학 기술의 산물을 향유하는 것과 종교는 아무른 관련이 없고 서로 결합하깅 어색하다고 여기는 것이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최첨단 과학 기술의 총화라 할 수 있는 무궁화 위성을 발사하기 전에 고사를 지냈다거나, 항공사에서 비행기를 새로 구입하면 우선 그 앞에서 고사를 지내곤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자동차를 새로 사면 떡 한 시루 올려놓고 촛불을 켠 제상(祭床)을 마련해서 무사고 무고장을 빌며 고사를 지내는 것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직접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기는 종교학자들은 인류가 워낙 그 특질적 본성으로서 종교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른바 호모 랠리기오수스(homo religiosus)라는 말이 그 점을 가리킨다.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나  호모 파베르(homo faber),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등 인간의 본질적 특성을 가리키는 말들이 잇는데, 그런 특성 이외에도 인간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워낙 종교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으로 호모렐리기오수스 를 운위하는 것이다.

인간의 전모는 그런 여러가지 본질적 특성을 다 고려해야지만 제대로 이해 할 수 있다. 인간의 형태에는 그 모든 방면의 특성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특정 종교에 참여하느냐 않느냐 하는 것은 외형적인 차원의 구별일 뿐이다.

아무리 무종교인이다, 또는 비종교적이라고 하는 사람도 인간인 이상 그런 외형 아래 깊숙한 본성의 차원에서 이미 종교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다. 그 인간의 본연의 종교성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문제가 곧 '종교란 무엇인가?' 라는 사안을 두고
벌이는 담론의 핵심 주제가 된다. 그러니까 또한 역으로 '종교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은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핵심 문제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