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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신종플루와 마스크

by 자광 2009. 11. 1.

어제 며칠째 아파하던 옆 사람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토요일 오후 응급실에서 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응급실 침대를 차지하고 이런 저런 검사를 받는다. 병원에서의 싸움은 기다림이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대기를 하고 또 한 가지 검사를 하고 또 기다리고 그러다 보면 벌써 멀쩡했던 나도 지친다.


그러다 어제 왜 그렇게 마스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의아했는데 바로 신중플루의 여파 때문이었다. 바로 옆 침대에서 초등학생 쯤 되어 보였는데 신중플루 양상반응이 나와 있는 아이였다. 문제는 그런 아이들과 함께 한 병실에서 바로 옆에서 보호자로 대기를 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은 마스크조차 답답하다고 자꾸 하지 않으려고 내리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어떤 간호사는 제지를 하면서 마스크 하라고 주의를 주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그럴 마음이 없었다. 그리고 더 이상 아무도 주의를 주질 않는다.


오히려 장난스럽게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자신이 신종플루에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마스크를 내리고 전화를 해 댄다. 그 아이의 보호자들조차도 제지할 생각도 없다.

갑자기 내 머리가 후끈 후끈 아파온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이 뿐만 아니라 응급실을 나와 대기실에 머무는 동안에 고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몇 몇 마스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기침을 해 대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바로 앞 의자와 옆 의자에서 연신 기침을 해대고 있는데 문제는 이들이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기침을 해 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것은 이들이 신종플루 양성반응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몇몇 보호자들은 아무 대책 없이 그 학생들이 기침을 하면서 뱉어 놓은 바이러스에 그대로 노출 되어 있었다는 사실인 것이다. 또 다시 머리가 멍 해서 병원 원무과 직원에게 가서 부탁인데 신중플루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는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부탁 좀 해달라고 했다. 또 간호사 에게도 부탁을 했다.


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하게끔 유도해 달라고 아니 간호사들과 의사들은 그렇게 유도하고 있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또 지금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숨쉬기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벗어버리는 경우 인 것이다.


그리고 그 상태로 연신 기침을 해 버린다. 생각만 해도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병원에 아파서 갔다가 오히려 신중플루에 감염되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인 것이다. 또 그런 학생들을 데리고 병원에 동행 한 보호자들도 마스크에 대해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 그것이 더 문제다.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 인데도 아이가 답답해 한다는 이유로 방치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신종플루로 의심된다면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아니 자신을 위해서라도 마스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또 보호자들은 옆에서 마스크가 답답해도 보호자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해 마스크를 하는 것이 최소한의 배려임을 상기 시키며 마스크 착용을 당연시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최소한의 예의고 다른사람에 대한 배려다.


이제 날이 좀 더 쌀쌀해지면 어쩌면 신종플루가 대 유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인데 바로 어제처럼 그런 환경이면 충분하리라 본다. 이럴때 일 수록 신중플루가 의심스러운 환자 본인들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마스크처럼 사소한 예의조차 지키지 않으면 바로 자신이 신종플루의 전도사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마스크착용의 귀찮음을 뒤로하고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예의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