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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비교종교

종교의 구성요소

by 자광 2009. 11. 6.

종교는 다양한 부문들이 유기적으로 복합된 총체적 현상이다.  초경험적이고 성스러우며 궁극적인 가치의 차원에 관한 체험을 인간은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온갖 매체와 통로를 통해서 표출하고, 그 모든 표상이 다 종교의 구성 요소가 된다. 요아힘 바하(Joachim Wach)는 그 종교체험의 표상들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하였다. 첫째는 이론적 표상이고 둘째는 행위를 통한 표상이며 셋째는 사회적 기제를 통한 표상이다.

종교체험의 이론적 표상은 흔히 쓰는 말로는 종교사상, 교리, 신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도 그 주제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신(神)이라든지 도(道), 깨달음 등 궁극적인 존재나 원리, 경지에 관한 이론적 진술이 있다.  다음에 우주에 대한 이론이 있다.  대개 이 세상은 어디에서 비롯해서 어떻게 진행되다가 어떻게 끝난다거나, 어떤 구조로 되어 있다거나, 그 가치는 어떻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 설명이 제시된다.  그리고 다음으로 인간에 대한 이론이 있다.  인간은 어떻게 생겨났는가, 그 운명은 어떤 것인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되나,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어떻게 살아야 좋은 것이고 어떻게 살면 안 되는가, 등등의 주제를 다루는 것이다.

  행위를 통한 표상에서 대표적인 것이 제의(祭儀)이다.  거기에는 예배, 기도, 노래, 춤, 강설 등 다양한  행위가 동원된다.  그래서 종교는 인류의 예술 활동에 주요한 영감 제공자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궁극적 경지의 실현을 위한 수행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포교 활동, 봉사 활동도 종교 행위의 중요 한 부문이다. 그밖에 사소한 행위를 통해 종교적 관심이 표출되는 예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한 예로, 종교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몸을 깨끗이 하고 단정한 옷차림을 갖추며 새삼스럽게 세차를 하는 것도 다 종교행위인 것이다.

종교는 항상 집단을 형성한다.  요즘에는 일인종교(一人宗敎)라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궁극적 가치에 대한 신념과 체험은 있는데 거기에 그것이 전파되려고 하는 에너지는 들어 있지 않다고 하면 뭔가 좀 이상한 것이다. 혈연이나 지연 등 자연적인 조건에 의해 형성된 집단이 동시에 종교집단을 겸하는 경우도 있고,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고 종교행위를 함께 하는 것이 일차적인 동기가 되어 형성되는 종교집단도 있다.

원시종교, 민족종교의 집단이 앞의 것에 해당한다.  우리가 집에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가족이라는 혈연집단이 곧 종교집단을 겸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이른바 세계종교와 신종교의 집단은 뒤의 것에 해당된다. 종교가 신념이나 예배행위만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을 통해서 성립한다는 것이 종교의 다면성을 극도로 높여 놓는다.  종교집단도 하나의 사회집단인 까닭에, 조직과 규범 등 제도의 틀을 지니게 되고 정치, 경제의 요소도 내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모여서 종교를 구성한다.  종교에는 철학과 예술과 정치, 사회, 경제, 교육 등 온갖 부문이 다 연관된다.  그래서 순수하게 종교적이기만 한 종교현상은 없다는 말도 있다.  그 가운데 어느 부문만을 가지고 종교를 운위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에 대해 한 마디씩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윌프레드 캔트 웰 스미스(Wilfred Cantwell Smith)라는 종교학자는, 종교를 탐구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꿈이 서린 곳을 밟고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극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이것은 종교를 그 원상대로 보지않고 선험적 잣대를 가지고 재단하고 훼손해 버리는 데 대한 우려이다.  근대 학문은 분석을 전가의 보도로  삼는다.  자연 현상뿐만 아니라 인문 현상에 대해서도 그 구성을 낱낱이 해부해 보는 것을 그 현상에 대한 지식을 취득하는 첩경으로 여긴다. 그러나 해부된 모든 부분들을 취합한다고 해서 한 생명체가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종교는 극히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된 총체적 현상이고 그런 유기적 총체로서만 비로소 종교로서의 생명을 발휘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정 부문에 초점을 맞추어 해부하고 그것으로 종교 전체를 규정하거나 설명하려고 할 때, 그것은 훼손된 종교, 심하게는 종교의 시체에 대한  이야기가 될 뿐이다.


종교(宗敎, religion) - 출처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무한(無限)·절대(絶對)의 초인간적인 신을 숭배하고 신앙하여 선악을 권계하고 행복을 얻고자 하는 일. 인간의 정신문화 양식의 하나로 인간의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에 관하여 경험을 초월한 존재나 원리와 연결지어 의미를 부여하고 또 그 힘을 빌려 통상의 방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인간의 불안·죽음의 문제, 심각한 고민 등을 해결하려는 것이다. 종교의 기원은 오래이며, 그 동안 많은 질적 변천을 거쳐 왔으나 오늘날에도 인간의 내적 생활에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1. 특징

초경험적·초자연적이면서 의지를 가진 존재로 믿어지는 것이 신이나 영혼이며, 원리로 인정되는 것이 법·도덕이다. 이것들은 단순한 사상이나 이론이 아니라 종교적 상징으로 만자(卍字)나 십자가(十字架)는 물론, 신상(神像)과 같은 구체적인 형태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또 신의 초인간적 행동이 신화로서 전해지고 숭배의 일정한 형식인 의례(儀禮)가 행해지는데, 이러한 종교의 특징이 고대로부터 철학자·지식인들 사이에 종교에 대한 경멸심을 일으키게 하고, 과학의 인식과 모순된다고 지적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일상의 경험으로는 도저히 체험할 수 없는 구체성·실재감(實在感)이 사람들의 종교를 지탱해 가는 매력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신앙을 함께하는 자들끼리 신앙적 공동체를 갖는 데 있다. 같은 신앙을 가진다는 원칙 위에 결성된 집단을 교단(敎團)이라고 하는데, 교단은 승려나 목사와 같은 전문가를 양성하여 신자에게 교리를 철저히 가르치며 공동체의 유지를 도모하는 한편, 외부에 대해서는 새로운 신자를 획득하는 행동, 즉 전도(포교)를 한다. 또한 교단에는 사회에서의 지배적인 종교를 볼 때,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가입하는 경우와, 자기의사에 따라 가입하는 경우가 있다.


2. 기원설

종교가 언제, 어디서, 어떠한 이유로 발생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이미 원시시대, 수렵의 성공을 기원하는 벽화나 장법(葬法)에서도 영혼의 관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종교기원설의 자료가 된 것은 지금도 원시적 생활을 계속하는 미개인의 종교였다.

신비한 힘을 가졌다고 믿어지는 주물(呪物)을 기원으로 보는 페티시즘설(說), 사자(死者)의 숭배를 최고(最古)로 보는 설, 꿈과 죽음의 경험에서 육체 이외에 영혼을 상상한 것이 기원이라고 보는 애니미즘설, 마나(에너지와 같은 힘에 대한 원시신앙)를 애니미즘 이전의 신앙형태로 보는 마나이즘(manaism)설, 동식물과 인간과의 밀접한 관계의 신념을 원초(原初)로 보는 토테미즘(totemism)설 등이 19세기 말 이래 잇달아 제창되었다.

또 물질문화가 빈약한 미개민족에게 인격을 가진 지상신(至上神)이 많다는 점에서 연유된 원시 지상신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대부분은 단순한 관념으로부터 복잡한 관념으로의 경과에서 파악되는 심리적 억측에 의거하고 있으므로 실증적인 근거는 희박하다.


3. 전개과정

미개종교에서는 각자가 당연한 습관으로서 전해진 것을 믿고 있으며, 개인적인 면보다 사회적인 면이 강해서 제사(祭祀) 등의 의례가 그 중심이 되었다. 다만 종교를 주재하는 신관(神官)의 계급이 생기고 국가형성의 진전과 더불어 각지의 신들이 통합되고, 신들의 친자관계와 그 역할 등이 체계화되었다. 이것이 전형적인 다신교(多神敎)의 시대이다. 고대사회에서는 정치와 종교가 밀접하게 결부되어 이집트 ·오리엔트제국(諸國) ·중국 ·페루에서와 같이 종교가 국가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국왕은 신 또는 신의 자손으로 여겨진 때도 있었다.

종교사상(宗敎史上) 최대의 질적 전개는 기원 전후 약 10세기 동안에 세계 각지에서 일어났다. 인도의 우파니샤드 철학의 전개(BC 8세기), 이스라엘 예언자의 활약(BC 8∼BC 7세기), 중국의 공자를 비롯한 제가(諸家)의 활동(BC 6∼BC 5세기), 그리스의 탈레스로부터 소크라테스, 플라톤에 이르는 철학의 발생과 전개(BC 6세기 이후) 등이 주요한 것들인데,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미치고 있다. 이들 사상가의 특징은 합리화라고는 하지만 신화나 주술(呪術)에서 분리하여 체계적인 사상을 부여함으로써 철학 ·윤리 등이 독립하고, 정치와 종교의 밀접한 관계도 이루어졌다.


4. 세계종교

세계적인 여러 사상이 나타난 시기에 발전한 종교사상 중에서 후세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것은 현세부정의 사상이다. 미개 ·고대의 시대에는 타계(他界)관념은 있었어도 현세의 가치는 부정되지 않았는데, 이 시기의 종교는, 인간은 영원히 이 세상에 전생(轉生)하며 고통을 경험하여야만 된다든지, 타고난 죄(원죄)의 관념 등을 가르쳤다. 이와 같은 문제의 해결에는 이미 현세의 인간관계에 의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구제는 초자연적인 힘에 의하여 내세에서 달성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민족 특유의 종교로부터 세계적 ·보편적인 종교가 출현하였다.

그 중에서도 BC 5세기에 힌두교에서 나온 불교, 1세기에 유대교에서 출발한 그리스도교, 7세기에 아라비아의 민족종교에서 발생한 이슬람교가 가장 세력을 떨쳤다. 이 종류의 종교는 석가, 예수 그리스도, 마호메트와 같은 교조가 있어서 각기 교단을 형성하고 민족의 테두리를 넘어서 전도(포교)활동을 활발히 하였다. 그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변천이 있었으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조직은 존속되어 정치적 집단에 비해 훨씬 오랜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


5. 근대 이후

근대에 들어와서 종교의 위치는 크게 변화하였다. 예술·도덕 등이 종교로부터 분화되고, 정치·경제·교육 등의 사회제도에서의 종교의 영향력은 약화되었다. 신앙의 자유, 철저한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칙 등이 그 일례이다. 또 한편으로는 계몽사상과 과학의 발전이 종교의 진리성과 존재의식을 위협하고 있고, 따라서 종교비판도 활발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는 끊임없이 그 현대적 존재의의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