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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나이를 먹는다

by 자광 2009. 11. 7.
2009년이 벌써 2월로 접어들었다. 마치 화살처럼 빠른 세월을 이제 나도 실감한다. 슬프다.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데 세월만 자꾸 흐른다.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모양이다.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다. 버스를 타면 예전에는 나이 드신 어른들이 내 곁에 서기도 했는데 요즈음은 아예 곁에 오지를 않는다.

또 자리가 비면 당연 아주머니들이 덤볐는데 요즈음은 내 눈치를 본다. 그것이 나이인 모양이다. 마음은 아직도 짱짱한데 몸은 자꾸 어딘가가 부실해지는 모양이다.

왜 그래야 하는지 한탄하거나 원망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것이 진리이기 때문에……. 예전에는 11월 달에도 찬물로 목욕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뜨거운 물이 좋다.

목욕탕에를 들어가도 뜨끈뜨끈한 욕탕에 들어가 푹 있고 싶다. 그리곤 아 시원하다고 표현한다. 우습다. 그런 내가 우습다. 머리에도 흰 눈이 제법 내려 이젠 염색을 해야 한다. 나는 염색이 싫지만 주변에서는 하라고 한다.

오히려 내가 나이 먹는 것을 옆에 사람들이 용서하지 못한다. 나름 운동도 하고 또 나름 건강하다고 자부했는데 아니 사실 자부한다. 그런데 왜 나이 먹는 것은 신경이 쓰일까……. 노래 제목도 있지 않나. '청춘을 돌려다오' 라고 그 말이 이해가 된다. 휴……. 벌써 이런데 더 나이 먹은 어르신들은 어떨까…….

나도 나이를 먹는 모양이다. 자꾸 마음에 나이가 더욱 늙어 가는 모양이다. 이빨이 하나 둘 빠지니 공허로 움이 자꾸 밀려온다. 위 이빨 아래 이빨 두개가 빠져 바람이 옆으로 세는 느낌이 더욱 나를 슬프게 한다.…….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