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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담양여행

by 자광 2009. 11. 7.
지난 일요일 담양을 다녀 온 것이 아직도 피곤이 다 풀리 질 않는다. 하지만 그 보람은 크다. 그렇게 담고 싶었던 풍경들을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가 억수 같이 내리는 가운데 처음 담양군 남면에서 이른 아침 전남교육청 교육연수원 옆에 위치한 소쇄원을 찾았다.

주차장에서 주차비 2.000원 과 입장료 1.000원을 지불하고 처음 나를 맞이하는 것이 바로 대나무다. 겨울이지만 대나무는 저의 푸름을 놓지 않았다.


그 대나무를 이용한 울타리로 대나무 숲을 지나자 바로 소쇄원이 한 폭의 그림이 되어 내 눈에 들어온다.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야 하지만 비가 만만치 않게 오는 관계로 우산을 들고 사진을 찍어야 했다.

사진을 찍어도 그 고즈넉함을 담을 수는 없었다. 마치 안개처럼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조차 다 그림이 되는 모습이었다. 비는 카메라 렌즈에 습기를 머금게 하였다. 조바심이 난다. 전자 제품과 습기는 상극 아닌가.…….

그렇게 광풍각을 찍고 그 뒤편에 자리한 제월당을 찍고 또 그 마루에 잠시 쉬어도 본다. 그리곤 세상사 시름도 잠시 놓아 본다. 쏴한 바람이 얼굴을 친다.…….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지 자꾸 내리고…….


죽녹원에는 1박 2일 촬영 팀이 다녀 간 뒤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오신다고 난리다. 사실 자신들도 이렇게 반응이 좋을지 몰랐다고 한다. 표를 발매하시는 분들이 한결같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방송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죽녹원에 들어서자 대나무가 숲을 이루고 그 사이로 길이 나있다. 하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발끝에 미끄러운 흙탕물이 자꾸 튄다. 이미 바지는 흙탕물로 얼룩이 져 엉망이다.

그렇지만 그 느낌만은 참으로 청아하다. 대나무 숲 사이로 지나가다 보면 마치 어떤 신비로운 세계로 내가 빠져 드는 느낌이다. 길 이름도 철학자의 길, 운수대통길 등 다양하게 있어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걸어 가 봄 직하다.

또 이곳에서 알 포인트 영화가 촬영되었다고 하는데 그 장면을 기억하지 못하겠다. 그런 장면이 있었나 하는 느낌 뿐…….하지만 분명 한 것은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영화 촬영 장소 일뿐만 아니라 사진 촬영장소로도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담양하면 빼먹을 수 없는 곳 바로 메타쉐콰이어 길이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찾은 메타쉐콰이어 길은 한마디로 신비로움이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산 가까운 곳 창원에도 가로수 길이 메타쉐콰이어 길이 있다. 하지만 창원의 그 넓은 도로에서 느낄 수 없었던가로수 터널을 담양에서는 느낄 수 있었다.

때론 이렇게 넓은 길이 아닌 좁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도 있는 것이다. 비가 오고 있는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촬영을 하기위해 몰려든다. 기념촬영을 하는데 우산이 걸림이 되자 차리라 우산을 놓아 버린다. 사람들은 한결 같이 추억 만들기에 바쁘다.

나도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생각처럼 찍히질 않는다. 5월 쯤 다시 오리라 다짐한다. 연두색  새싹이 피어나면 정말 환상일 것이다. 늦겨울 추위를 이긴 메타쉐콰이어 는  비에 젖어 추운지 조금은 안쓰럽다.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이곳도 1박 2일 팀이 촬영을 해 갔다고 한다. 그 흔적을 따라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안내판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한다.

그렇게 담양의 여행은 끝이 났다. 배가 고파 들린 담양천 관방제림 옆 국수 골목은 예상과 달리 별 맛이 없었다. 국물은 따끈하고 맛있는데 국수는 별로. 아마 나만 그럴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떡갈비…….조금 비싼 느낌이 들지만 떡갈비에 따라 나오는 다른 반찬들이 참 맛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