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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머리가 지끈 지끈 하다

by 자광 2009. 11. 7.
머리가 지끈 거리며 아프다. 어젯밤 찬바람에 어께가 많이 시렸지만 다소 불편한 잠자리로 인해 아침에 개운하지 못하다. 결국 일어나 다시 잠자리를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어께는 바람이 든다.

예전 같으면 견딜 만 했을 것인데 이젠 나이를 먹는지 조금만 차가워도 참지를 못한다. 서글프다. 나도 나이를 먹어 가는 구나 싶다. 이젠 눈도 제법 가까이 있는 것은 잘 보이는데 안경을 사용하면 가까이 있는 것이 오히려 불편하게 보인다.

안경점에서는 그것을 노안이라고 표현했다. 내가 벌써…….하지만 현실이다. 그렇게 시간은 총알처럼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나는 아직도 제자리에서 맴을 돌고 있다. 삶이 무엇인지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살고 있다.

꿈인지……. 아님 현실인지…….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지금 내가 사실인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저 지금은 머리만 아프다. 그것이 현실인 것이다. 머리가 아픈 것이.

가끔은 멍하니 있고 싶지만 도저히 멍하고 있을 수가 없다. 생각의 파편들이 여기저기서 비집고 나와 나를 가만히 두질 않는다. 머리가 아픈데도 내 머리 인데도 나는 어떻게 해 줄 것이 없다. 그저 안 아프기를 기다릴 수밖에 기껏해야 진통제를 먹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있을게 없다.

그런데도 나는 내 몸에 집착을 하고 내 것이라고 착각하면서 시간을 탓하며 그렇게 세상이라는 중생계에서 지(地), 수(水), 화(火), 풍(風) 인연의 결집체를 나라고 착각하고 살고 있다. 그것이 나다.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닌 지수화풍의 결집체가 바로 나인데도 그 인연이 다하면 나는 어디에도 있을 수 없는데도 나는 그것을 무엇이 있는 냥 착각하며 전도몽상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의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