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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또 다른 나

by 자광 2009. 11. 7.
속이 많이 상했다.
나도 이렇게 내가 옹졸할 줄 몰랐다.
내안엔 또 다른 내가 너무 많다 나도 모르는 내가
순간순간 불쑥 불쑥 나온다.
그런 나를 만나면 나도 놀란다.
오늘이 그랬다. 무시당한 것 같고
물론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시키지도 않고
기다린 것도 난데 화를 낸다.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화가 난다.
이럴 때 나는 누구일까.
평소의 나는 남들에게 어떤 모습일까.
남의 문제를 해결하고 남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렇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는다.
아니 해결하려 하질 않는다.
멍청한 건지. 무얼 해결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모든 것 그렇다. 내안엔 너무나 많은 내가
상황에 따라 나타난다.
오온이 공함을 보시고 모든 번뇌 에서 벗어나신
관세음보살님처럼
나도 공한데 이 수많은 나는 어디서 불쑥 불쑥 나타날까?
오늘의 나를 보면.나도 참 옹졸하다 이해 할 수 있을 텐데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화만 낸다.
과거조차 소유하려 하고 이미 사라진 과거에 연연한다.
답답한 놈이다. 그런 나는 어디서 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