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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버스를 기다리다

by 자광 2009. 11. 7.

세무서에서 일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며 세상을 바라본다.
나는 늘 세상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 세상이 참 어색하다.
저 수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무엇을 먹으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까?
때론 이런 어리석은 궁금증에 피식 웃음 지을 때도 종종 있다.

나만 그런가? 차들이 끊임없이 오고가고 나 또한 습관처럼 그렇게 버스를 기다리고
내가 목적한 버스가 도착하면 요금을 내고 버스를 탄다.
그것이 삶일까?

그런데 가끔 이런 나의 모습이 꿈인 덧 아련한 것은 왜일까?
며칠을 날이 별로 맑지가 않다.
꼭 그렇게 꿈속처럼 깨어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세상 안에서 내가 숨 쉬고 살면서 한 번도 세상 밖으로 벗어 나 본적도 없으면서
아니 어쩜 벗어나기가 두려운 것이겠지만. 그저 습관처럼 그렇게 살고 있다.
나이를 먹으며 조금씩 어께에 드리운 무게만큼 나는 자꾸 줄어든다.
예전에 누가 그랬지. 세상소풍 끝나는 날 나 다시 돌아가리라고.
그런데 정작 그 돌아 갈 곳은 또 어디란 말인가?

물고기는 물 밖의 세상을 두려워한다.
아니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하지만 물 밖에도 엄연히 세상이 존재한다.
마찬가지 세상이라는 이곳 또한 우주에서 바라보면 한 점의 먼지만큼 작은 존재인 것을
그것도 모른 채 우쭐거리며 사는 사람들
하긴 다 자신의 우주 안에 갇혀 사는 불쌍한 중생일 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