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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허튼소리

마음의 눈

by 자광 2008. 12. 8.

 

자원 봉사한다고 점자와 녹음을 배우려
맹인 협회에 들락거리며
시각 장애인들과 함께 해 본적 이 있다.

그때 나름 나는 우월한 입장에서
(단지 내가 눈을 뜨고 본다는 이유 하나로)
그들을 돕겠다고 시작하였다.

그때 난 내가 지금 보는 이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을 하였다.

어느 날인가 그 분 들의 가족들과 소풍을 나가는데
어느 아저씨는 몸이 조금 불편하신 아주머니를
어느 아주머니는 팔에 장애가 있는 분을 자신의 남편으로 부인으로
모시고 나와 는데 뜬눈으로 본다는 내가 볼 땐
참으로 불행 할 것 같은데 그것은 바로 내 기준 이였다.
바로 그때 나는 마음에 눈이라 는걸 알게 되었다.

어떤 분이 그러신다. 우리 마누라 세상 에서 제일 예쁘다고
내가 볼 땐 아마 천사 같다며 얼굴가득 미소 지으시는
아저씨는 정말 행복해 한다 그때 나는 아! 이것이 마음에 눈이구나.
하는 찐한 감동을 느낀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이들은 결코 보이지 않음이 아니구나.
단지 내가 본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지 못할 뿐이구나.
이들 에게는 이렇듯 마음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있구나.

나는 본다고 하면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보지 못했나.
나타난 부분만 가지고 사람을 판단하고
보이는 것만 가지고 인정 하려 하였으며
세상을 나는 다 보는 것처럼 이야기 하며
섣불리 그들에게 시각 장애인 이라며
봉사 한다고 하였는데 오히려 나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에 눈을 가지지 못했다.
바로 아나율의 천안(天眼)을 그들은 가지고 있다.

나를 가장 많이 속이는 이 두 눈에 보인다는 것에 의지해 살고 있는
오히려 내가 마음에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떤 기자가 취재를 나와 내게 그런다.
이렇게 봉사할 동을 하시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 해보라고.

그랬다. 눈에 보이는 장애는 치유 할 수 있지만
마음에 가지고 있는 장애는 어떻게 치유하나요.
그리고 팔 하나 없으면 장애인이라는데
마음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리는 장애자 아닌가요. 라고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보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더 많답니다.
그들은 오직 마음에 눈을 자진 자들만이 치유할 수 있다.
부끄럽다 마음에 장애가 더 많은 내가 오히려
그들에게 봉사한다는 착각을 한 사실이

파란 호숫가를 거닐며 그러신다.
'지금 잎이 바람에 팔랑이며 떨어지나요.
아!. 느껴져요' 하면서 소녀같이
무슨 색깔 인지 이야기 해달란다.
色 이 보이지 않는 눈을 깜빡이며 나를 보는
그분의 마음의 눈에 나는 어떻게 보일까?

서로 사랑한다며 결혼하고
또 아이 낳아 살다가 실망 했다며 헤어지는 눈뜬 사람들
도대체 무었을 기준으로 보았다고 하는가.
바로 지금 내가본다는 이 눈이다.

이 눈으로 보고 사랑 한다고 했는데
왜 무엇 때문에 헤어지는가.

그것은 한쪽만 보고 다 보았다고 하기 때문이며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우리 차라리 눈을 감고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보이는 것만 보지 않는
진정한 눈을 가지도록 하자


자광 합장
2001년 1월 6일 자광 하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