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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키 작으면 "loser" 라고

by 자광 2009. 11. 10.

나는 사실 미수다(미녀들의 수다)를 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에 들어갔다가 정말 황당한 글들을 보고는 한마디로 머리를 꽝하고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까지 정신이 피폐할 수 있을까 싶어 참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 도저히 뭐라고 한마디 하지 않으면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 이글을 적는다.

“외모가 중요해진 시대에 키는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키가 작은 남자는 ‘루저(loser·패배자)’라고 생각한다” 또 “내 키가 170cm이니까 최소 180cm는 돼야 한다” 이글은 최근 "미녀들의 수다" 라는TV 프로그램에서 한 대학교 학생인 여성 출연자가 한 말이다.

이 출연자가 말하는 키작은 남자 'loser'( 패배자, 낙오자) 에 나도 포함이 되기 때문이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졸지에 "패배자(낙오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패배자가 되어 한꺼번에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그런데 그 순간 한 가지 묻고 싶었다. 그 출연자의 부모님 그중 아버지의 키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부분이었다. 그 출연자의 개념대로 라면 적어도 180은 넘지 않을지…….그러니까 그렇게 당당하게 만인이 보는 TV 앞에서 180cm 이하의 대한민국 남자를 전부 패배자로 만들어 버리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만약에 아버지의 키가 180cm 을 넘지 않는다면 실수 한 것이다. 180cm 이 안되는 아버지가 바로 자신을 길러왔기 때문이다. 즉 패배자를 자신의 아버지로 둔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 그 출연자는 180cm 가 안되는 아버지가 얼마나 창피하고 우스웠을까? 단지 키가 180cm 이 안된다 는 이유 하나만으로 패배자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대단하다.

그런데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출연자는 다시 자신의 홈에 그것은 단지 대본에 적혀 있는 말을 그대로 한 것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면…….어떻게 국민의 방송이라고 주창하는 그곳에서 180보다 키가 작은 사람이 더 많은 대한민국의 남성들을 패배자로 한꺼번에 몰아세우는 방송을 한단 말인가?

문제가 발생하자 고작 하는 행위가 서로 책임 떠넘기기다. 에라이 옹졸한 사람들 그냥 부탁하고 싶다. '미녀들의 수다'라는 프로 내리라고. 그런 방송에 세금 낭비하는 것이 아깝다고…….하지만 그 부분이 출연자의 생각이라도 그냥 넘어갈 수가 없는데. 심지어 자막까지 내보냈다는 것은 편집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냈기 때문에 더욱 황당한 것이다.

출연자 개인의 남성상이라면 문제가 될 것도 없다. 그것은 그 출연자의 사정이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들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키 작은 것을 아주 부끄러운 것처럼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연자가 알아야 할 부분은 바로 180cm 에도 못 미치는 아버지의 그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지금의 이세대가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터전을 만들어 놓았다는 사실 이다. 그로 인해 지금은 그 나마 풍부한 영양의 섭취로 지금의 모습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출연자의 부모나 조상들은 전부 180cm 가 넘는지 모르겠다. 키라는 것은 사는데 불편하지만 않으면 아무 지장이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키가 작은 사람이 싫으면 안보면 되고 사귀지 않으면 되고 결혼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왜 대한민국 의 키 작은 남자 전부를 그 출연자가 한마디로 패배자로 낙오자로 만들어 버린단말인가?

대한민국 의 역대 대통령 중에 키 180cm 이상 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묻고 싶다. 아무리 외모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지만 이건 아니다. 또 혹시 그 출연자가 무슨 엄청난 착각에 빠진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남자에게 조건을 따지려면 자신도 그에 상응해야 한다. 그런데 내 눈에 비친 (몰론 나는 TV를 보지 않아 잘 모른다) 그 출연자의 캡처된 사진으로 봐서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입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학도 홍익대 가 대한민국 대표 대학도 아니고 얼굴도 그렇게 뛰어난 미녀도 아니고(여기서는 내 취향대로 말함. 나도 한꺼번에 그 출연자로 인해 졸지에 패배자가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자격 있음)그렇게 썩 뛰어난 실력도별로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한꺼번에 대한민국에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로 그런 말을 내 뱉을 수 있단 말인가…….

한마디로 참 불쾌하다. 자신의 개인적인 부분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방송에서 키 작은 남자 전부를 매도해 버리니 그것이 문제다. 그리고 그런 저질 방송을 버젓이 편집해 자막까지 입혀 내보내는 방송사는 더 문제다. 난 그 출연자에게 손해배상청구라도 하고 싶다. 솔직히 기분 나쁘고 한 순간 무시당하는 것 같은 모욕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녀들의 수다' 에서 어느 누가 미녀인지도 묻고 싶다. 왜 내 눈에는 미녀들이 한명도 안 보이는데 미녀임을 자꾸 억지하는지도 모르겠다. 괜히 눈만 버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