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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112신고 하고 겪은 황당한 일

by 자광 2009. 11. 20.

오늘 아침 112신고를 하고는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다. 난 평소에도 무슨 일이 있으면 112 신고를 반드시 한다. 작은 일이던 큰 일이 던 신고를 할 만한 사항이면 가능하면 신고를 해 왔다. 그런데 오늘 이일을 격고 나서는 어지간하면 신고하지 않으리라 명심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내 사무실은 빌딩의 2층이고 1층 들어오는 입구에 작은 화단이 있다. 그런데 평소 그 화단에 이런저런 쓰레기들을 많이 버려 항상 지저분하다. 그런데 오늘 따라 출근을 하는데 나무 사이로 노란 물체가 보여 자세히 보니 바로 일회용 주사기 몇 개가 버려져 있는 것이었다.

순간 그림처럼 뉴스에 나왔던 바로 마약 하는 주사기가 떠올랐고 바로 그 주사기가 분명했다. 곧바로 112로 전화를 하고 위치를 밝히고 난 2층 사무실을 사용하는 사람인데 그런 주사기를 발견했다고 신고를 했다. 난 순간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하는 불안감도 들고 뭐 그런 상황이었다.

잠시 뒤 지구대에서 확인 전화가 와 다시금 위치를 확인시켜주고 자리를 지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다. 날은 바람 불고 상당히 추웠는데 하던 것을 하고 오겠다고 하여 내 생각에는 조금 시간이 지체되고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 두 명이 내리고 나는 손짓해서 불러 위치를 알려주었다.

내가 마약주사 맞는지 묻자 그 경찰이 나를 쳐다보며 첫 말이 "당신이 했는지 어찌 아냐" 고 되물었다 순간 화가 치솟았는데 다시금 그 경찰이 어떻게 이 주사기가 마약 주사기 인지 아냐고 물었다. 기가 막히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는데 당신이 어찌 아냐고 마치 범인처럼 비웃는 것처럼 묻는 것이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 내 신분을 밝히며 나는 사실 기자고 그 사실은 TV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고 하자  그 경찰은 그래서 기자라서 어쩌라고 하는 식으로 몰아붙이며 신분증을 보자고 했다. 기자증을 보여 주자. 다시 기자증 말고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마치 범인인 냥 신분증을 확인하고 수첩에 적는 것이었다.

순간 또 다시 분노가 확 치밀어 올라왔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어 당신지금 신고자에게 이렇게 해도 되느냐고 하자 '마치 비웃는 것처럼 '어떻게 이 주사기가 마약주사기 인지 단정 하느냐"며 주사기를 들고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 준다.

다시 내가 당신들 지금 증거물을 가지고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 만약에 마약주사기가 확인 되면 지금 이 주변에 범인이 있을 수도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공개를 하느냐. 또 증거물을 수집하려 왔다면 지문 채취를 위해 장갑을 끼고 비닐봉지라고 들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자. 그 경찰은 오히려 지금 기자라고 자신에게 공갈 협박하느냐며 언성을 높인다.

참 기가 막혔다. 내가 신고를 할 때는 기자로 신고를 한 것이 아니고 한 시민으로서 신고를 했고, 또 자신이 당신이 이 주사기가 마약 주사기 인줄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해서 내 신분을 밝힌 것뿐인데 마치 비웃는 것처럼 능글거리며  반말 투로 마구 해 대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기가 막혔다. 신고 한 것에 후회가 밀려왔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말이 참 어이없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경찰 말 마따나 기자라서 뭐, 기자라고 뭐, 하는 그 말에 심지어 모욕감을 느꼈다. 나는 기자라서 자신에게 요구한 것이 없다. 그건  내 신분을 확인 시켜준 것뿐이다. 그런데 그 경찰은 참으로 안하무인으로 기자 전체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그 보다는 그 사람의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 사실 신고자도 의심을 대상이라면 마음속으로 의심을 하고 신고자의 신원 확인도 부드럽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이건 뭐 완전히 강압적으로 마치 범인 다루는 것처럼 신분증을 요구하고 신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주민증을 요구하는 것에서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말!, 이 사람들 다른 신고자에게도 이렇게 행동을 할까 싶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대 부분 다 친절하게 응대 한다. 그런데 오늘 따라 유독 그 경찰관의 태도에 난 분노를 느낀 것이다. 일단 날이 상당히 추워 그 자리에선 헤어졌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주변에 내가 아는 사람이 많았고 실제 그 주사기가 마약과 관련된 주사기라면 또 그 주변에 그 범인이 있었다면 신고자인 내 신분은 그 경찰로 인해 까 발라지고 그리고 도주하도록 시간을 준 것이 된다.


또 주사기뿐만 아니고 주변에 있는 담배꽁초 정도는 몇 개 더 수거해 가도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주변에 분명 이런 저런 물건들이 함께 있었는데도 주사기만 봉지를 구해 넣고는 들고 간다. 황당하다. 정말 기분이 좋지 않다. 그리고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 까 싶다. 난 앞으로 112 신고 어지간하면 하지 않을 것이다…….두 번 다시는
(위의 사진은 실제  현장 사진이며 사진속의 주사기가 문제의 주사기 입니다)
[나중에 사과를 받았습니다. 또 그 주사기는 마약주사기가 맞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지문이 나오질 않아 범인을 잡기는 다소 무리 라네요 하지만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끔찍하네요 누군진 모르지만 잘 치료받게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