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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차나한잔

환상

by 자광 2009. 11. 23.
스승이 제자 몇 사람과 함께 앉아 있는데 추종자들이 들어왔다.
스승이 그들에게 왜 여기를 떠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첫번째 추종자가 말했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신 분입니다."
스승이 옆의 제자들에게 말했다.
"저애가 병에 걸렸을 때 내가 약을 좀 줬거든, 그래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다고 믿는 거지."
두번째 추종자가 말했다.
"당신을 처음 만나 뵈면서 마침내 저의 영적인 삶이 열렸습니다."
스승이 옆의 제자들에게 말했다.
"저애는 늘 우유 부단하고 불안해했었지, 그래서 아무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거든, 그런데 내가 저애와 잠깐 앉아 있어
주었더니 그로 인해 평안을 얻었다더구먼, 그걸 저 애는 지금도
영적인 삶이라고 하는 게야."
세번째 추종자가 말했다.
"당신은 절 아주 잘 이해하십니다. 제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제 영혼
의 양식을 위해 가르침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스승이 옆의 제자들에게 말했다.
"저애는 뭔가 주목하고 싶어하면서 또 주목받고 싶어하지, 그게 비판
이라도 좋대, 그걸 저애는 지금 영혼의 양식이라 믿는 거야."
네번째 추종자가 말했다.
"저는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가르침을 받고서야 저는 비로소 빛을 보았습니다."
스승이 옆의 제자들에게 말했다.
"내가 준  가르침? 그건 말이지, 빛과는 전혀 상관 없는 하나의
조작이었어, 난 저애가 꽉 붙들고 있던 환상을 벗겨낸 뒤에야
센티맨털이 아닌, 녀석의 진짜 모습을 건드릴 수 있었어.
그건 일종의 조작이었지."

환상특급을 타보신 분은 아실 것입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만족이라는 기름만 부으면 환상특급이
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