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我)/따다부따

그 놈의 종교 때문에

by 자광 2009. 11. 24.

오늘 사무실 앞에 있는 아구찜 집을 지나가는데 커피한잔 마시라며 자신의 가계로 들어간다. 성의를 거절할 수 없어 들어가 커피를 한잔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종교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그분들의 종교는 기독교다 그분들 말로는 예전에 불교였다가 개종하여 지금은 기독교라고 하면서 나 더러 하나님 영접해서 구원받으라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종교이야길 하기 싫어한다.

 그놈의 종교 때문에 평소에 잘 지내던 사이가 잘못하면 멀어지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친구가 사무실로 찾아와 내게 하나님 믿고 구원 받으라고 이야길 시작하기에 내가 그랬던 적이 있다.

"친구야 나는 너의 종교를 존중한다. 그러니까 너도 나의 종교를 존중해다오. 우리 더 이상 종교이야기 하지 말자" 라고 그런데 그 친구는 내가 답답하고 한심한 모양이었다. 마구잡이로 하나님을 꼭 믿어야 네가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더 정중하게 부탁했다. 종교이야기 하지 말라고. 나도 나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나의 종교를 네게 주장하진 않을 것이니 너도 더 이상 종교 이야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결국 그 친구는 더 이상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그 이후 이상하게 서먹서먹하게 나를 대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떻게 그 친구가 믿는 하나님이 친구 사이조차 이렇게 어색하게 만들까? 그것이 진정한 믿음일까?

그런 적이 있는데 오늘도 하나님을 영접해서 구원받아라. 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물론 나도 그분들의 종교를 존중하고 또 그분들의 믿음을 내가 설득할 필요는 없고 강요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 분들과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 하려고 노력을 했다. 잘못하면 또 가까운 사람을 읽기 때문이다.

난 내 종교를 이야기 했다. 그러자 다시 그분들은 오직 하나님만이 인간을 구원 할 수 있다고 한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나를 구원해 주려는 그들 눈에는 내가 얼마나 불쌍할까? 믿지 않고 반드시 지옥에 갈 인간이기 때문에 나를 그래도 자신들의 사랑으로 구원받게끔 해 주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나 보고 빨리 후회하지 말고 선택하라고 한다. 난 그랬다. 지금의 내 종교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종교가 무엇이기에……. 이 처럼 사람들의 관계조차 갈라놓으려 할까? 그런 종교라면 나는 차라리 버리겠다. 사람과 사람이 친구와 친구가 부모와 자식을 형제와 자매를 원수로 만들어 버리는 종교라면 난 차라리 버리겠다.

구원이라는 맹목적인 이유로 그 믿음을 강요하는 억지스러움에 나는 참으로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나의 논리와 이야기 나의 주장은 다 필요 없다. 오직 하나님의 논리와 성경대로 살면 된단다. 무엇이 성경대로 사는 삶일까? 그리고 무엇으로 부터 구원을 한다는 것일까? 지금 여기서 이렇게 불편한데…….언제 구원 받는단 말인가. 그렇게 나중에 죽어서 가야 할 천국이라면 난 거부하겠다. 난 지금 여기서 그저 친구랑 이야기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심판이나 하고 구원을 빌미로 믿음을 강요하는 그런 하나님은 난 차라리 버리겠다. 자신을 믿지 않으면 지옥으로 보내겠다는 무지막지한 하나님이라면. 또 세상에 어떤 죄를 지어도 단지 자신을 믿는다는 이유하나로 천국으로 갈 수 있다면. 나는 그런 천국을 거부하겠다.

 태어나 죄를 지을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하고 죽어 간 간난 아이 조차 단지 태어났다는 이유를 들어 원죄론 으로 지옥에 보낸다는 하나님이라면 나는 또한 거부하겠다. 자신은 신이라 하면서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는 인간들을 단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지옥으로 보내는 신이라면 그 또한 거부하겠다.

 나는 지금 여기서 행복하고 지금 여기서 웃으며 더불어 웃고 떠들고 아파하고 눈물 흘리며 함께 위로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들을 나의 하나님으로 생각하고 믿고 의지하고 차라리 살련다. 너무 높아 감히 쳐다보기도 벅찬 성스러운 하나님 보다.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 볼 수 있는 하나님을 나는 차라리 영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