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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나도 나이를 먹나 보다

by 자광 2009. 11. 27.

저녁이면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스친다.
마음이 스산하다벌써 가을이 가고 겨울이 성큼 다가와
내가 입은 옷들이 더욱 두꺼워 진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월을 오고감을 반복하고
벌써 내 머리엔 하얀 서리가 내리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너 많이 늙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내가 벌써 늙었다는 소리를 듣다니.
가슴을 쓸어안고 지는 낙엽을 보며
예전처럼 애틋한 마음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그렇구나.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
10대 그 꿈 많을 때 나는 너무 배가 고팠고
20대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난 마냥 세상을 비관만 했지
30대  언제 아이 아빠가 되어 꿈도 희망도 읽어버린 채 살고 있었지
40대  불혹 이라고 했지.

이제 조금 철이 드나 보다.
세상을 이야기 하고 세상 속에 나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렇게 조금 철이 드나 보다.

머리에 서리가 하나둘 내리고
버스 안에서 앉아 있어도 아무도 눈치 주지 않는걸 보니.
나도 나이를 먹나보다.
그래서 가을이 쓸쓸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