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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내빈 이라고 불리우는 자들

by 자광 2009. 12. 21.

어제 마산에서 열리는 행사 취재 차  행사장을 찾았다. 행사는 제법 규모가 크게 치러지고 다문화가정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위안잔치 같은 그런 분위기의 행사다. 행사는 마산 3.15아트센터에서 열려 나름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일단 행사장으로 입장을 해서 좌석들을 안내 받아갔지만 나는 취재를 위한 목적 때문에 일정한 좌석에 착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그냥 물러나 찬찬히 행사장을 둘러보았다. 자리가 군데군데 많이 비어있었고 특히 앞자리도 많이 비어 있었다.

처음에는 서 있으려고 하다가 마침 앞 쪽으로 자리가 많이 비어 자리를 잡고 카메라를 배치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려다가 옆 방향이라 촬영이 불편하여 가운데를 보니 마침 텅 비어 있어 그 쪽으로 자리를 옮기려 장비를 챙겨 갔다.

그런데 의자에 떡 하니 내빈용이라고 하얀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중 몇몇 낯익은 흔히 행사장에 참석하는 누구누구도 눈에 띄었다.

그냥 앉을 까 하다가 일어나 자리를 옮기며 참 마음이 안 좋았다. 물론 이번 행사만 그런 것이 아니지만 꼭 어디를 가도 다른 사람들은 자리가 없어도 내빈석은 텅 비어 있을 때를 왕왕 보지만 그럴 때 마다 씁쓸하다.

솔직히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행사의 주인공들이 내빈들이라고 그리고 행사에 참석한 이들 중 소중하지 않은 이들이 누가 있을까. 행사에 참석한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내빈일 것인데 꼭 그렇게 자리로 구분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 너무나 뻔 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어떻게 그들이 내빈이 될 수 있을까 싶다.

누군가 내게 그런다. 그러면 그분들은 어떻게 하냐고. 참석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자리조차 없으면 어찌 하냐고 물론 맞는 말이다.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는 것은 고맙고 감사하다. 그런데 말이다. 그들 자신이 그들이 내빈이라고 착각하는 그 것이 답답하다는 이야기 이다.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아래 사람 없다. 그들 또한 특히 시민들이 또는 도민들이 또는 국민들이 뽑아준 자신들이 어찌 시민들 위에 또는 도민들 위에 또는 국민들 위에 내빈들로 착각 하는 가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들을 일꾼으로 뽑아준 국민들 보다 항상 상전 대접을 받고 있고 또 받아야 된다고 착각하는 이것이 우스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어떤 행사장에서도 꼭 그들의 이름은 호명되어지고 참석했음을 감사하고 또 그들을 단상으로 불러 인사말 또는 축사를 시킨다. 정작 그날 행사의 주인공들은 자리가 없어도 그들이 앉을 공간을 위해 내빈석이라는 이름으로 양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도 선거철이 되면 오히려 더 바빠진다. 부지런히 이런 저런 행사들에 참석하고 또 표를 구하는 입장이면서 내빈 대접까지 받으려 한다.

또 너무나 당연히 행사 주최 측에서는 그들을 내빈으로 모시려고 자리를 비워 둔다. 그리고 행여 모르고 그 자리에 앉기라도 하면 난리가 난다. 왜 행사의 주인공들이 내빈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항상 그들이 내빈이 되어야 할까. 그리고 그들은 꼭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빠져 나간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

항상 보면 행사의 흐름까지 끊으며 어느 땐 중간에 참석하여서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도 않고 중간에 다 나가버린다. 그 다음은 그 행사의 주인공인 참석자들이 그 자리를 다시 메운다고 어수선해 진다. 참 슬픈 현실이다. 진짜 내빈들은 행사가 끝날 때 까지 자리를 지키고 함께 호응하고 박수치고 즐길 줄 아는 바로 그들이 오히려 행사의 주인이며 내빈이 아닐까?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내빈이라고 말하는 자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들만이 유독 내빈용이라는 의자에 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그들만의 리그를 끝내라고.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누구나 내빈이며 행사의 주인이며 공평하게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나라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전 국민 모두가 내빈으로 대접 받는 나라가 진정한 대한민국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