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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이야기/휴대폰에 담는 세상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by 자광 2010. 3. 10.


내가 살고 있는 마산에 정말 오랜만에 눈이 내렸다.
물론 금방 녹을 걸 알면서도 잠시 눈 내리는 거리를  차를 두고 버스를 타기위해 나서 본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데 차들은 엉금엉금 익숙하지 않는 눈길에 거북이 걸음을 한다.
평소 4분 거리의 길을 20분 이상 씩 걸리고 있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하 던 나는 중간에 차에서 내려야 했다.
시내에 차들이 가득해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가 없어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되돌아 왔다.
집에 들어서자 우리 집 딩굴이가 신이 났다.
나보고 놀아달라고 애교를 부린다. 같이 옥상에 올라가 뛰어 놀아 준다.
마냥 신이 났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온통 딩굴이 발자국이다.

거리도 온통 눈으로 덮여 제법 눈다운 눈이 구나 싶다.
사람들은 간만의 눈에 가슴에 약간은 설렘을 담는 것 같다.
하지만 내린 눈은 대책 없이 녹이 버리고 흙탕물이 되어 여기저기 불편하게 한다.
난 그래서 눈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내리는 모습은 좋지만 내리고 나서는 온통 가리지 않고 흙탕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종종 걸음 하는 사람들 사이로 나도 걸어서 결국은 볼 일을 포기하고
휴대폰을 꺼내 들고 사진을 찍어 본다.
좋은 카메라에 담을 수도 있었지만 그냥 휴대폰이 편하다.
화질을 떠나 순간을 기억 할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201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