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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보살이 운다

by 자광 2010. 4. 25.


무엇이 저리도 간절해
눈물을 흘리나
부처님 전에 두 손 모으고
흘려 넘치는 눈물 감추지 못하고
어께를 들썩이며 울먹이는
저 보살의
아픔이 무엇인지

들어주소서.
이루어주소서
다 놓고 빈 몸으로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해 주소서 

보살의 아픔이
내게도 전해져
그 눈물을 닦아 주고 싶지만
중생이 아프기 때문에
보살도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말이 귓가를 맴돌아
나의 머리를 한방 때리고 지나친다.

보살이 운다.
감사하다며 운다.
무엇을 묻지도 않고 운다.
그저 운다.
부처님 얼굴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다가

자비하신 미소 그윽한 얼굴에
보살이 운다.
감사하고 감사 하단다.
다 이루었단다.

보살이 감사하니
나 또한 감사하다.
아파서 울고 그 아픔이 느껴져 나도 울고
부처님 전에 실컷 울 수 있어 행복해서 운단다.

부처님은
보살의 울음을 한참 지켜보시더니
그저 씨익 한번 미소 지어 주신다.
어께를 토닥이며 다정하게
힘내라 다 잘 될 거야 하신다. 

보살이 운다.
감사해서
고마워서
행복해서
부처님 전에 울 수 있고 투정할 수 있어
행복해서 운단다…….

2010.4.25  천성산 미타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