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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 이야기/삶, 그리고....?

아침시장

by 자광 2010. 7. 17.


아침에 배추를 산다고 하는 옆 사람을 따라 시장을 다녀왔다.

마산역 앞에 있는 역전시장인데 일명 번개시장이라고도 한다.

아침에 잠깐 여기저기 시골 아낙들이 모여 시장을 이룬다고 하여 번개시장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하여간 시장바구니는 끌고 따라 나선 길인데 비는 오락가락이고 바닥은 촉촉이 젖어 있다.

그렇게 나선 시장 길인데 재미있다.

참 다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간다.

시장 초입에 있는 좌판 아니 솔직히 좌판이라고 할 것도 없는 길바닥에 그냥

이런 저런 봉지들에 조금씩 배추며, 가지 그리고 무 몇 개 등이 널려 주인을 부르고 있다.

옆 사람이 그런다. 가지가 사고 싶은데 어디서 골병이 많이 든 모양이라고.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노모의 하루가 참 고달파 보이지만

그래도 씩씩하게 손님맞이를 하고 계신다.


그곳은 시작이었다. 그런데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이렇게 해산물전이 펼쳐진다.

이런 저런 냄새들이 썩혀 시장스러움이 물씬 풍기는데 나는 그 시장을 처음 가본다.

이곳에 정착해 산지가 언젠데…….

마산번개시장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시장 안으로 들어 와보기는 처음이다.

활기가 넘친다. 사람들의 모습도 무언지 모르지만 다들 제각각 바쁘게 돌아간다.

비는 그칠 듯 간간히 이어지는 가운데 나는 시장바구니를 끌며

여기저기 카메라 질이다.

참 습관은 못 버리나 보다.


미더덕, 조개 등 싱싱한 해물을 옆 사람이 구입한다.

아 오늘은 해물 파전을 먹을 수 있겠구나 싶다.

저기 보이는 미더덕은 생으로 그냥 먹어도 맛있다.

입안에서 톡 터지는 바다 냄새가 일품이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마산의 미더덕은 아마 대한민국 최고 일 것이다.

대한민구 미더덕의 약 70%가 바로 마산 아 지금은 창원이지 창원에서 난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미더덕은 싱싱하고 맛도 좋다.

그런 미더덕을 보면 나는 입안에 벌써 바다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생각만으로…….


장어며 조개며 없는 게 없다. 그중 당연히 내 눈에는 미더덕이 최고다.

물이 꽉 차 보이는 녀석들을 입 안에 넣고는 한입 톡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바다 냄새가 풍겨 나온다.

그 맛은 먹어본 사람만 알 것이다.


아! 그렇다 주목적은 배추였다. 이렇게 반씩 잘라놓은 배추가 속이 꽉 차 싱싱해 보인다.

그런데 너무 비싸다. 이 넌 한포기 4500원에서 3500원씩 한다.

또 세포기 만원하기도 한다. 정말 이젠 김치가 아니라 금치가 맞다.

옆 사람은 지나친다. 몇 곳을 가격만 묻고 난 왜 그런지도 모르고 뒤만 따른다.

이런 저런 사진만 찍으며......,


싱싱한 무가 눈에 들어온다. 어릴 적에 저 녹색 진 부분은 달고 맛있어 참 많이도 먹었다.

나중엔 배가 아플 정도로 먹기도 한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무를 깎아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아직도 농사짓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내 주변의 경우에는 보질 못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열무가 눈에 들어온다. 저 열무로 김치를 담아 먹으면 정말 맛있다.

어떻게 담그는가가 중요하겠지만 싱싱한 열무김치가 얼마나 맛있을 지는 아 생각만 해도 입맛이 돋는다.

하지만 옆 사람은 열무는 결코 사질 않고 나 또한 입도 열지 못하고 그냥 배추만 구입한다.

무겁다. 그걸 끙끙거리며 시장바구니에 실고는 끌고 오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한편은 이 무거운 시장바구니들을 보통의 어머니들이 끌고 다니신다고 생각하니

참 대단하다. 우리 어머니들이. 그렇게 오늘아침은 번개시장 구경으로 하루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