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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참아야 하는데

by 자광 2010. 11. 1.


2010.11.1 길 에서 가을을 느끼다.

오늘 아시는 분이 자신들이 만든 청국장이 너무 맛있다며 식사 초대를 하였다.
그래서 가는 길에서 은행잎이 어느 사이엔가 노랗게 물들어 있음을 느꼈다.
아……. 가을이 깊었구나. 아니 어느새 겨울문턱에 와 있어 정말 이젠 춥다고 해야 한다.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또 내가 참지 못해 화를 내게 된다.
집 가까이 돌아오는데 어떤 남자분이 개를 질질 끌고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개가 길가에서 변을 보는 것이었다.
나도 개를 키우기 때문에 항상 개와 더불어 휴지와 신문지 비닐봉지 등을 준비하고 다닌다.
그런데 그 분은 그냥 놔두고 가시는 것이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그 남자에게 "개 X 는 치우고 가시죠." 라고 했다.
그런데 그 남자가 울컥 화를 내면서 "당신이 뭔데" 하면서 안 그래도 치우려고
휴지 사려 간다고 화를 벌컥 내는 것이었다.

순간 황당했다. 나이는 분명 나보다 어려 보였다.
만약에 진짜 휴지를 사려 간다면 그냥 "아 네 휴지 사려 갑니다." 라고 하면 나도
네 그러세요.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네가 뭔데 참견 하냐는 식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내게 항의를 한다.
그래서 다시 아니 그럼 그냥 치우면 되지 상관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뭐냐고 하자
다시 그냥 길이나 가지 안 그래도 치울 건데 네가 뭔데 치우라 마라 간섭을 하냐는 것이다.

뻥 치는 소리와 함께 울컥하는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올라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입에서 그 사람을 향해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너는 법 보다 주먹이 먼저인 사람이구나. 이 X 같은 X 야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러면서  순간 주먹이 나가려는 걸 옆에서 막으면서
참으라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그 남자는 때려라 때려 하면서
야, 세상 좋다. 법 때문에 참는다. 이러는 거다.
다시 울컥하는 마음에 또 그 남자에게 순간 몸이 다가가자 주변에서는
내가 나가지 못하도록 자꾸 막는다.
그 남자는 또  내게 그런다. 여자 앞에서 가우 잡는다고.
기가 막혔다.

개 X 치우고 가라고 말 한마디 했다가 별 소리를 다 듣는다 싶었다.
하지만 그저께도 우리 집 개 때문에 나도 모르게 울컥 했는데
오늘 도 왜 그러나 싶어 가능한 화를 내지 않으려 참아 본다.
옆에 사람들이  그 남자에게 뭐라 하면서
당신이 잘 못해 놓고 왜 그러냐고 하지만 그 남자는 막무가내다.
싸우고 싶고 주먹질을 하고 싶었다. 그것이 솔직한 내 심중이었다.
하지만 그 때 누군가 그런다.
저 남자 바로 그걸 노리는 거라고. 그렇게 약 올려 한대 맞고
병원에 들어 누울 사람이라고…….그러면서 그 사람은 말이 안 통하니
참으란다…….으    세상 정말, 법이라는 것이  여러 사람 을 그렇게 보호해 주는 구나 싶다.

그 남자는 결국 나를 잔뜩 약만 올려놓고 후다닥 사라진다.
나도 툴툴 털고 집으로 돌아 왔다. 그리곤 긴 숨을 내 쉬어 본다.
휴 내가 요즈음 왜 이러지…….
옆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사고라도 칠까 걱정이 태산인 모양이다.
하지만 이제 나도 나이를 먹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욱 하면 주먹이 먼저 나갔는데
지금은 주먹이 나가기 전에 계산이 되어 버린다…….
이걸 아마 나이 먹는다고 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