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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따다부따

이방인

by 자광 2011. 8. 6.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비가 내린다.
이 비가 그치면 이젠 대지에 더욱 많은 생명들이 그 모습을 나타낼 것이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벌써부터 대권문제, 북핵문제, 위안부 문제, 독도문제로
신경이 곤두서 있다.
위안부나 독도 문제는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내 땅 내 나라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이 겪은 현실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는 아니라고 너무도 뻔뻔하게 그들 것이라고 우긴다.
그들의 근성이 나타나는 부분이다.

난 요즈음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먼저 의식과 행동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에 TV에서 보여준 국제 결혼문제에 대해
저 멀러 외국 까지 가서 신부를 데려 오는 우리나라 농촌 총각들의
심각한 현실이 가슴이 아팠는데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생각이 나를 아프게 한다.

그들은 사실 우리보다 조금 못 살고 약소국인 나라에서
단지 우리나라가 자신들의 나라보다.
조금 잘산다는 이유만 으로 예전 우리가 미국을 동경하며
그랬던 것처럼 그들은 신랑의 조건이나 이런 것을 별로 따지지 않고
만리타국으로 시집을 왔다.
그것은 자신들의 가난했던 과거를 벗어버리고
좀 더 잘살아보고자 하며 또 자신들의 가족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며 시집을 오는 것이다.
그들은 문화가 다르고 말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지만
부부라는 이름으로 이미 한국이라는 낯선 신랑 나라의
신부로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국내에서 받아야 할 대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시와 편견이다.
반찬을 못하고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하다는 이유로 매를 맞아야 하기도 하고
폭언과 심지어 폭행까지 감수해야 했는데도
그들은 그것들을 모두 자신들과 문화가 다르고 피부색이 틀린 신부 탓으로 돌린다.

그렇게 타국으로 시집온 새 신부가 아니더라도 이미
이 땅에는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뒤엉켜 살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어떤 이유로 멀고 먼 우리나라까지 온 것이다.
그런 그들이 잠시 머물다 되돌아 갈 때 그들의 기억 속에 무엇을 담아 가져 갈까,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우리나라에 와서 그들이 가져가야 하는 기억들이
어쩜 너무나 나쁜 기억들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연수생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와 졸지에 불법 체류자라는 범법자가 되어 버린
노동자들, 이들이 왜 이렇게 소외되어야 할까.

왜 우리는 우리의 아픈 과거를 기억하지는 못하는 걸까?
우리의 예전 모습에서 그들의 지금을 볼 수 없을까,
그래서 좀 더 그들을 따스하게 안아줄 수 없을까,
그들이 돌아가 아, 그 나라 정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는 나라가 될 수는 없을까.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사실은 이방인이다.
잠시 주인처럼 살다갈 이방인일 뿐이다. 모두가 떠나야 할 그런데
우리는 이 땅의 주인으로 행세만 할뿐 그 역할을 하질 못한다.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아닌 하인이나 노비를 대하는 태도로 그들을 대해 왔다.
너희들이 여기서 벌어가는 돈이 얼만데, 하지만 그들은 결코
우리의 재산을 약탈하거나 공짜로 가져가지 않았다.

우리 자신들이 천시하고 힘들다고 무시하고 더럽다고 무시하고 위험하다고
무시하던 일들을 그들이 대신해주고 받아가는 노동의 결과 인 것이다.
심지어 그렇게 힘든 일을 하고도 그 일에 대한 대가마저
이런 저런 이유들로 받지 못한 채 그들은 절망의 끝으로 몰려간다.
그들이 우리보다 조금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와 그들이 우리의 말을 잘 못 알아듣고
그들이 약소국의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범죄자로 몰아 그들의 땅으로 돌려보낸다.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2011년 5월 20일 열린 세계인의 날 기념식

생각해 보았는가, 미국이라는 나라가 총 소리가 멈춘 지 57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땅의 안보를 책임진다며 우리 산하의 점령군이 되어 이 나라의 주권위에 군림하며
그들이 앉아간 우리의 사랑스러운 딸 효선이 미선이
그 어린 영혼들의 비명을 벌써 지웠단 말인가.

그들은 우리국민의 생명까지 가져갔지만 이 나라가 그들 보다 힘없음으로
그들은 이 땅의 점령군이 되어 누구의 제지 없이 당당하게 웃으며
그들의 나라로 돌아가 버렸다.

그런데도 이 나라 누구도 말 못하고 있음을 기억하는가?
강대국인 미국에게는 그처럼 초라한 우리들이 뒤 돌아서서는 우리보다
조금 못 살고 약소국인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그들을 그렇게 노예처럼 몰아세우며 그들의 인격과 자유와 존엄을 무시한 채
그들 위에서 주인처럼 군림 하려 한다면 그런 우리와 그렇게
우리 국민의 생명을 앉아가고도 아무런 제지도 없이 돌아가 버린
그 미국인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혹시 메아리에 대해 아는가, 나는 분명 한번 소리를 질렀는데
내게 되돌아오는 수없이 많은 메아리를,
골짜기가 깊고 산이 많을수록 메아리는 더욱 많아지고
그 울림 또한 깊고 오래간다. 지금 내가 한 자그마한 잘못이 어쩌면
우리의 후손들에게 정말 씻지 못할 아픔으로 메아리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

이제라도 그들과 내가 똑 같이 피가 통하고 온기가 돌며 때론 아파하거나
슬퍼하며 기뻐도 할 줄 아는 인간임을 깨닫자.
그들과 나의 삶의 무게는 똑같은 것이다.
그들의 삶과 내 삶의 가치가 결코 가볍거나 무겁지 않다는 이야기 이다.

정신 차리자, 그리고 그들을 이 우주의 주인이며 똑같은 사람이며
행복해야 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자, 저 멀리에서 나를 믿고 따라온
신부를 내가 인정하지 않으면 누가 인정하겠는가.
그들이 힘들고 어렵고 위험한일을 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과연 누가 다시 들어 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들과 내가 결코 따로 둘이 아님을 인정하자,
그리고 이 세상 누구나 떠나야 할 이방인임을…….

너와 나 단지 이 지구별에 잠시 여행 온 이방인 인 것을…….

[2007-03-04 오후 12:23:41 작성한 글을 옮겨 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