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하붓다/비교종교

2) 서구 고대종교[古代宗敎]

by 자광 2012. 5. 18.

2) 서구 고대종교[古代敎]

 

 

원시공동체 사회의 붕괴 후에 생겨난 노예제 사회의 종교. 이미 원시공산제(共産制) 사회에서 공동체의 족장이나 장로(長老)는 종교적인 권위를 가지고 그 지배자로서의 지위를 누리고 있었으나, 신(神) ·정령(精靈) ·귀신 등 초월적 존재는 아직 현실생활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았다. 따라서 신성(神聖)은 부정한 것이고 악한 것, 또는 위험한 것으로 취급되어 아예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노예제 사회가 성립되면서 지방적인 각 공동체는 차차 하나의 권력에 의해 정복되어 고대의 대제국(大帝國)이 형성되었다. 그 후 고대사회는 오랜 역사를 통하여 계급지배의 본보기가 되고, 대개의 경우 지배자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던 ‘종교’의 주요한 모태(母胎)가 되었다. 고대제국의 ‘세계’에 포함되는 잡다한 요소(인종 ·언어 ·습속)는 정치적 통일이 이루어져감에 따라 점차 정리되어, 신들도 각지를 잇는 상업과 무역의 발전에 힘입어 정리 습합(習合)되어 갔다.

 

제국의 전제군주의 권력은 《신통보(神統譜)》에 최고의 신으로 반영되고, 그 밑에 우열(優劣)이 다양한 신들을 거느리면서 신들의 왕국이 형성되었다. 왕이나 귀족은 대단한 종교적 권위를 가지고 민중 위에 군림했으며, 국가종교는 종래의 공동체의 종교를 완전히 압도하였고, 민중의 생활도 신이 주는 법(윤리 ·도덕)을 따르지 않으면 안되었다. 따라서 방대한 신관층(神官層:司祭職)이 생겨 문화의 중심인 신전(神殿)에서 모든 학문과 문화를 독점하여 복잡하고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인 신학이나 의례(儀禮)의 체계를 이루어 놓았다.

 

그리고 신관(神官)은 지배자의 성화(聖化)를 위해 일했으며, 천체관측 ·점(占) ·신탁(神託)의 중개 등을 통하여 정치상의 커다란 실권을 누렸다. 신전은 또한 상업 ·군사 ·교육의 기관이기도 하였고, 많은 노예 ·재보(財寶) ·무기를 가지고 있었으나, 비종교적인 세력과는 항쟁이 끊이지 않았다.

 

왕 자신이 신이기도 하였는가 하면 최고신관이기도 하였고, 또는 별도로 최고신관이 있는 등 여러 경우가 있었으나, 고대제국의 성시(盛時)에는 종교적인 세력이 정치와 분리되는 경향이 강하였다. 이집트의 아멘과 라, 바빌로니아의 헬과 마르둑, 그리스의 제우스, 인도의 라흐마, 중국의 천제(天帝)를 비롯하여, 미탄니 ·하티 ·이스라엘 ·로마 ·잉카 등지에서 각각 최고신이 확립되고, 점차 초(超)인종적 세계신(世界神)으로 성장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엄밀한 의미에서의 유일신(唯一神)은 되지 못하였다.

 

고대의 민중은 소박한 애니미즘 속에 살면서, 생활에 행복을 가져다 주거나 죽음 또는 질병, 재난으로써 자기네들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정령에 작용하여 생활을 지키려 하였고, 따라서 주술(呪術)과 점 ·기도 등이 성행하였다. 사후(死後)의 세계에 관한 관념이 발달한 곳에서는 피라미드 등 장대한 묘(墓)가 많이 세워졌다. 또한 서사시적(敍事詩的)인 신화가 발달하고, 특히 의인신관(擬人神觀)이 강한 곳에서는 그 예술적인 결실도 풍성하였다.

 

고대 말기에는 도시국가를 중심으로 종전의 종교에 대한 비판이 나타나, 세계적인 인간 일반의 입장에서 다소나마 합리적이며 평등사상을 포함한 새로운 종교가 생겨났다. 인도의 불교나 자이나교에는 전통적인 브라만 종교와 대립하는 요소가 있고, 중국의 유교는 윤리면과 현실면을 강조하는 ‘계몽적’ 종교였다. 고대의 몰락, 노예제 사회의 모순이 심화(深化)되면서 동방 지중해 연안에서는 민중들 사이에 개개인의 구제를 중심으로 한 밀의종교(密儀宗敎)가 유행하는 한편, 유대교를 모태로 하는 그리스도교가 보편적 세계종교로서 눈부시게 퍼져 나갔다.

 

자광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