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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카메라속 산사

가지산 석남사

by 자광 2014. 3. 3.

 

 

물러날 것 같지 않았던 겨울이 슬금슬금 봄기운에 밀려 나는 3월이다. 엊그제 내린 봄비가 심어 놓은 작은 연두색 생명들이 조금씩 세상 여기저기 콕콕 간지럽게 고개를 삐죽인다. 누군가가 삶이 여행이고 소풍이라 했든가 봄기운에 밀려 길을 나선다. 하늘은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잿빛이고 사이사이 가끔은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

 

 

내 오래된 차는 부지런히 도심을 지나 가지산 줄기를 따라 쭉쭉 뻗은 길을 달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위치한 가지산이 품고 있는 석남사 에 도착했다. 석남사의 초입은 잘 포장된 오솔길이 길게 쭉 뻗어 있고 그 옆으로 노란색 보도블록이 포장된 길을 친구삼아 석남사로 향한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통도사의 말사인 석남사는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이며 산의 남쪽에 있다 하여 석남사 라 불린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신라 헌덕왕(신라제41대憲德王 서기809-826)때 도의국사 (道義國師)가 신라의 호국을 염원하는 기도를 하기 위해 석남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석남사 대웅전 앞마당에는 세월의 흔적이 업의 굴레처럼 덕지덕지 묻어 있는 삼층석탑이 당당하게 버티고 있다. 이 탑은 신라 헌덕왕 16년(1200여 년 전)에 도의 국사가 호국의 염원을 빌기 위해 세운 15층의 대탑으로 임진왜란 때 손실 된 것을 1973년에 삼층탑으로 복원하고 스리랑카 사타티사 스님이 부처님이 진신 사리를 모셔다가 삼층 석가탑 안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탑의 높이는 11M 축(지대석)4.57M 다.

 

석남사의 첫 인상은 아침이슬처럼 맑은 기운이 돌고 깔끔하게 정리된 가람들이 참 정갈하다.라는 느낌이다. 가지산 골짜기 에서 불어오는 바람부처님, 계곡부처님, 낙엽부처님 시방삼세 부처님을 만나며 석남사의 정취에 합장하고 취해 본다.

 

 

 

석남사의 정갈하고 맑은 기운에 취해 잠시 속세의 찌들었던 나를 잊을 수 있었다. 두두 물물(頭頭物物) 이 부처라. 어찌 생각하면 부처 아닌 것을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진대 단지 우리 중생의 눈이 어두워 가까이 계신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안타깝다. 가지산은 석남사를 품었고 석남사는 중생을 품었고. 나는 우주를 품었다.

 

 

 

 

 

 

그렇게 석남사와의 인연을 아쉬워하며 되돌아오는 길이 아쉽다. 하지만 삶은 또 현실이기에 부지런히 왔던 길을 되돌아온다. 그런가 보다 결국은 되돌아 올 것을 왜 그리고 아등바등 이며 자꾸 벗어나려고만 했는지......., 

 

 

어떠한 일도 과거 속에서 일어날 수는 없다. 과거의 일도 지금 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떠한 일도 미래 속에서 일어날 수는 없다. 미래의 일도 지금 속에서 일어날 것이다.
 
가지산이 품은 석남사에도 봄이 오고 있더라. 그 봄 따라 따스한 바람부처님 인연 따라 석남사 품안으로 발길 한번 해보시길……. 지금 여기 이 순간 행복하시길. 날마다 좋은날

2014년 3월 2일 가지산 석남사 의 풍경 입니다.

조금은 이른 봄인지라 아직 생명들이 영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그래도 봄은 자라고 있었습니다.

석남사는 가지산이 품은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