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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붓다/허튼소리

나는 중생이다

by 자광 2009. 1. 21.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조금 와 있다.

어제는 화창한 봄인가 했는데 아직은 아쉬운 겨울인지.

가기 싫어 안달하는 긴 아쉬움……. 

옴이 있음은 감이 있음인데

아이의 투정처럼 아직도

겨울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려 한다.
우리 내 중생들도 이와 같다.
 
안을 주장함으로써 바깥이 생긴다.

행복을 주장함으로 불행이 생긴다.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라다.

좋은 일이 있음은 안 좋은 일이 있음이다.

무엇이 좋은 일이고 안 좋은 일 일까?

내 마음에 들면 좋은 일, 안 들면 안 좋은 일 아닌가?

그 기준에 따라, 지금 의 이 추위가 어떤 이에게는

좋은 일 일 수 있고 또 안 그럴 수도 있다.

주어지는 조건과 그때 상황에 따라 좋고 안 좋고 는 분별되어 진다.

그렇다면 그 좋고 안 좋은 일은 어디에 있나

자신의 마음에 있다.

그런데 부처님은 마음마저 존재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에 존재하는가.

바로 분별하는 그 순간에 있다.

즉 좋다 나쁘다고 구분하는 그 순간에 스치는 바람처럼

잠깐 있을 뿐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을 안에 가두고 버리지를 못한다.

버릴 것도 버려야 할 것도 없는 것인데

이렇게 구분하는 내가 있음으로 나는 중생이다.
2003/03/03 22: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