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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

결혼이라는 또 다른 출발

by 자광 2009. 2. 2.

어제 대구에서  아시는 분의 아들이 결혼을 한다고 연락이 왔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자기가 결혼을 준비해서 자기 스스로 집도 마련하여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참 대견하다. 내가 사는 곳이 마산이라 일찍 출발하니 도착이 조금 이르다. 여기 저기 잠깐 시간도 보낼 겸 돌아보다가. 시간 되어 예식장에 도착하니 반갑게 맞이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소개 해준다. 키도 크고 훤칠하게 남자답게 잘 생겼다.  신부도 볼 겸 식장 안으로 들어가니 지붕에 화려한 조명과 꽃들로 장식된 중앙이 마치 딴 나라에 온 것 같다.

자리를 잡고 있으니 신랑 신부의 웨딩영상을 프로젝트로 보여 준다. 사진 속이 둘이는 참 행복해 보인다. 그래 잘 살아야지. 그리고 행복해야지 하고 기원도 해 본다.

곧이어 11시 30분식이 시작되고 오른쪽 위에서 신랑과 신부가 꽃차를 타고 나타난다. 새롭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꽃차는 하늘을 날아 신랑 신부 대기실에 도착한다.

신랑입장과 더불어 신랑이 입장하고 신부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신랑에게로 인도 된다. 오늘의 주인공은 참 행복해 보인다. 신랑도 연신 싱글벙글 거린다. 그 보다. 자신의 힘으로 마련한 오늘 이 자리가 얼마나 대견할 까 싶다. 성혼선언문을 하고 주례사를 하고 그렇게 식은 생각보다 빨리 끝나 버린다. 약 30여분 정도 걸렸을까?  한평생 함께 할 신랑 신부가 단 25분 만에 식을 마쳐 버린다. 조금은 허무하다.

부랴부랴 바깥으로 나오니 사람들이 하나 둘 식당으로 향하는데 아차 나는 식권이 없다. 아무도 식권을 주지 않았으니 식권이 없다. 어찌 되었건 참 화려한 결혼식이었다. 저렇게 이벤트처럼 결혼을 하려고 그 많은 돈들을 들여야 하는지…….솔직히 의아스럽다. 맹물을 놓고 식을 올려도 진정 서로 사랑한다면 행복 할 수 있을 것인데 요즈음은 결혼식이 너무 형식적이다…….그저 그렇게 신랑 신부를 찍어 내는 기계 같다. 예식장이라는 데가 마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