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잠시쉬자/그리움

태풍이 분답니다

by 자광 2009. 2. 12.


이 시간이면 모두가 잠이 들 시간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아마도
잠들지 못하리라 봅니다.
라디오에서는
태풍이 불어온다고 밤새워 얘기하고
비는 세차게 때리듯이 내리다가
스산한 바람이 차갑게 마음에 부딪는 답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함에 더욱 이 밤이 무사하길 빌 테고
가진 이는 포근히 라디오를 꺼버린 체 잠 깊어 있겠지요.
주여…….
제발 그냥 우리들 가슴을 할퀴고 지나가지 마시고
참으로 가난이 서럽지 않게 하소서
태풍이 분답니다. 더욱 바람 세답니다.
조심하셔야지요. 이 밤이 지나 뜨고 지샌 어둠 바람
툴툴 털어버리고
새벽의 동틈을 가슴 가득 채워야지요.
주여…….
아마도 지켜주시겠지요
저흰 피곤에 지친 거두어 가시겠지요.
태풍이 불어와요
더욱 조심하셔야지요.…….
1989.7.29
삼진공업에서 비상근무하다.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지 마라
그 시간 차라리 이 순간을 생각하라
jae 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