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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비 맞이한다

by 자광 2009. 2. 12.
비가 내린다.
메마른 가슴에 촉촉이 비가 내린다.
가슴 가득 그리움을 씻어 주련 듯
비가 내린다.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거부할 수 없는 하늘로 다가와
대지 가득 비를 뿌린다.
기꺼이 아니 기꺼이 비 맞이한다.
비가 …….비가 내린다.
가로등 불빛에도 아스팔트위에도
반짝이는 보석처럼
비가 내린다.
언제부터인가 해오든 가슴앓이도
저 깊은 가슴 밑에 간직된 그리움도
자꾸 자꾸 흘러드는 빗물 어쩌지 못해
씻을 수 있다면 씻길 수 있다면
내 진실을 벌거숭이로 내던져 둘이 라지만
소스라치는 부정. 위선. 가면은
실오라기 하나 절치지 않은 진실을
두려워한다.
비오는 날 나는 가슴을 열어
비 맞이한다.
1995. 5. 1
늦은 밤 열한시 이십사 분에
jae 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