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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소슬 비

by 자광 2009. 2. 12.


소슬 비 내리는 날이면
나는 빈 몸뚱이로 떠나고 싶다
어디라도 좋다
몸도 버리고 마음도 버리고
근심도 버리고 고뇌도 버리고
나를 버려 둔 채로 떠나고 싶다
한 점 공기보다 작은 영혼마저
버려 둔 채로
땅도 아닌  하늘도 아닌
우주도 아닌
하나님 마음으로
빚으로 나아가고 싶다.
그냥 터버린 불빛으로 나마
인내도 자아도 모두 모두 태우고 싶다
1995.5.14
jae 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