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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눈의 윤회

by 자광 2009. 2. 16.
한때는 하얀 색이었다가
지금은 흙먼지 뒤집어 쓴
천덕꾸러기
내리는 그 순간은 개구쟁이 아이처럼
좋아하든 사람들이
바닥에 쌓이는 나를
가차 없이 쓸어내려 한다.
순백의 상징처럼 하얀 내 몸 위로
뿌연 먼지 쌓여 가면
나는 내가 언제 하얀
눈이었는지 기억에 없다.
물들어진다. 그러다
햇살 만나 다시 고향갈때는
또다시 아련한 추억되어
다음을 기약한다.
수없이 윤회하여 한때는 청정호수의 맑디맑은 물이었다가
조그만 실개천의 송사리 함께하는 친구였다가
거대한 바다이기도 한
내가 어느 순간 뭉게뭉게 구름 되어 천상에 올랐다가
오늘은 하얀 몸 받아
지상으로 돌아오니
오고가는 차바퀴에
그만 검게 드리워진 멍울 지욱처럼
검게 먼지 쓴 천덕꾸러기
의 윤회 업보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