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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날은 추워지고

by 자광 2009. 2. 16.

아침에 허겁지겁 김해로 갔다 강의 시간이 늦어지면 안되기 때문에 서두른다고 하였는데도 조금 늦다. 두서없이 강의를 하면서도 자꾸 부족함을 느낀다. 왜일까. 너무 잘하려는 욕심 때문일까? 의구심도 든다.

나는 강의 내용처럼 실천할 수 있을까. 아마 그렇지 못하리라, 내가 못하면서 불자님들에는 아주 그럴싸하게 이야기한다. 내가 먼저 실천하면서 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내가 안다는 게 무엇일까, 하쟎은 지식을 가지고 부처님 법을 우롱하는 것은 아닌지 항상 조심스럽다.
 
행여 그 법을 더럽힐까도 하고 하지만 이렇게 추운날도 열심히 나오시는 학생들을 보고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내가 조금 피곤하고 내가 조금은 아프더라도 열심히 하자 일단은 주어진 나의 보람이니까 부처님 일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 이 또한 망상이리라,

무엇이 부처님 일인가. 그것은 따로 없는데도 나는 지금 구분하고 있다. 이래서 나는 중생인가보다. 아 춥다……. 지금은 단지 춥다. 물은 단수되었단다. 내일까지. 보일러는 물이 없다고 고열이라고 경고등만 깜빡인다. 그러니 더 추울 수밖에.
2002/12/10 23:5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