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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쉬자/그리움

어제 내린 비에

by 자광 2009. 2. 18.


어제 내린 비에
어제 내린 비로 세상이 맑다.
너무나 아름다운 하늘과 산과 들과
가로수 이제 막 시집온 새색시 마냥 겨우내
감추어두었던 연두색 고운 속 살 가만히 내보인다.
쫑긋쫑긋 귀 기울여보면 어느새 깊은 산골짜기
시냇물조차 꽁꽁 언 온몸을 털고 일어나
한걸음에 달려와 봄나들이한다.
겨우내 그 추위를 빈 몸으로 견디어온  
산은 따뜻한 햇살 아래 연두색
그 고운 새 옷 군데군데 진분홍색 진달래 무늬 놓아서
그렇게 봄단장 곱게도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 인 것을
이렇게 고운 빛 세상 인 것을
내 눈이 어두워 보지 못했다
인간의 혼탁한 이기심이 먼지가 되어
나는 오직 세상만 탓하며 지냈는데
비 개인 이른 새벽 맑고 고운 하늘
성큼 다가선 마산 앞바다
모든 것이 가려진 나의 착각이더라.
세상을 온통 연두색으로
물 들여가는 봄비  
2003/ 04/ 09 00: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