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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새 신발을 사다

by 자광 2009. 2. 28.
오랜만에 맛보는 평화로움이다. 늘어지게 한숨을 자고 일어나보니 바깥의 날씨가 제법 좋다.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신발을 사러 나간다. 신발이 쩍쩍 갈라져 물이 들어오고 차가운 바람이 안으로 파고들던 신발이다. 아까워 신고 또 신었는데 빨래 할 동안 물이 신 발속 까지 젖어든다.

그래서 신발을 다시 한 켤레 사 싣는다. 고르고 골라 단단하고 질길 것 같은 놈으로 하나 고른다. 잘 샀구나. 비록 메이커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발을 지켜줄 놈이기에 나름 편안 한 것으로 골랐다. 소가죽 이니 아마도 몇 년 동안은 걱정 없겠지 그동안 내발을 지켜준 놈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미안하고 고맙고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생각들이 스쳐간다, 시내에 사람들이 붐빈다. 어디서 나와 어디로 가는지 다들 제각각의 개성으로 웃고 떠들고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그렇게 스쳐지나들 간다. 모두가 소중한 존재 들이다. 모두가 하나하나가 다 제각각의 소중한 존재이기에 예쁘다. 모두가 예쁘다.
 
그림도구를 산다. 스케치북을 사고 붓을 고르고 오랜만에 예전으로 돌아가 본다. 참 행복하다 내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 있고 별로 부족한 것이 없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가. 말이다. 행복은 느끼는 자의 것이다.
 
바로 지금의 나처럼 자신의 행복을 기꺼이 느껴보자 오늘 정말 행복하다.발은 조금 아프지만 해안도로를 걸어 보았다……. 그러다보니 집까지 걸어 왔다. 아픈 다리를 주무르며 아프지만 웃고 있는 나 그래서 오늘 행복하다. 세상이 행복하다. 내우주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