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我)/빛 바랜 일기

내가 밉다

by 자광 2009. 3. 2.
몇날 며칠을 하늘엔 구름만 가득하다. 설날이라고 잔뜩 준비한 선물상자들이 더욱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처분을 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며칠을 계속 출근을 하다 보니 몸에 무리가 따른다. 어쩔 수 없지만 조금은 화도 난다. 나의 의견은 어디에도 없다'

일방통행식의 일처리에도 화가 난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될 때면 뛰쳐나오고 싶다. 하지만 그러질 못한다.그런 내가 답답하다. 그저 참고 견디려 하는 나의 이 행동이 밉다. 내가 하고 싶은 말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분명히  말을 해야 하는데도 단지 상대에게 상처가 될 것 같아 말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상대는 그것을 더욱 이용할 뿐이다. 나의 우유부단인가 하는 생각에 은근히 화가 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에 더욱 나 자신이 밉다…….

하루에도 몇 번씩 뛰쳐나오고 싶은 생각 간절하지만 인내한다. 나의 무능력함을 보는 것 같다. 그들은 나의 인내를 점점 시험하는데 나는 그들을 자꾸 용서하고 내가 인내하려 한다. 그것이 한쪽에는 밉다.그러는 내가 밉다. 자꾸 반복될수록 당연하다는 듯이 흘러가는 그들의 대처에 은근히 화가 난다.

자신들의 종처럼 사소한 것들조차 자기 손으로 하지 않고 나에게 시키는 것에 나의 무능력한 대응으로 더욱 그들을 기고만장하도록 만들었다. 내 잘못인 것 같다. 싫은 것을 싫다고 하지 못한 책임감으로 더욱 밉고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