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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존재감

by 자광 2009. 3. 5.

얼굴에 열이 오른다. 웬일일까 요즈음 부쩍 얼굴에 열이 많이 난다. 화끈 거리며 열이 올라 갑갑할 지경이다. 술을 마신 것도 아닌데 하긴 어젠 막걸리 두 잔을 마셨다. 거절할 수 없는 분들의 권유라. 무엇 때문인지 바쁘다 정말 예전처럼 아무생각도 하기 싫다. 그냥 텅 비어 버린 공허로 움을 즐기고 싶다.
 
이것 또한 욕심이라. 버려야 할 아상이라 지금 현재를 받아들이면 만사가 편안한 것을 내가 현재를 자꾸 부정하니까 괴롭다. 몸이 괴롭고 마음이 괴롭다. 여름 장마 마냥 내리는 비에 방안에서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빈둥거리고 있는 나의 모습에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아들은 요즈음 많이 살만한 모양이다. 병원에서 나온 지도 이젠 제법 되었다. 이빨은 지금 한창 치료중이다. 모든 것은 다 잘 돌아간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내가 존재하던 존재하지 않던 그렇게 늘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