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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잘 다녀 오셨나요

by 자광 2009. 5. 4.
이젠 정말 여름이 가고 있나 봅니다. 아침이면 가끔은 가을을 느낍니다. 결국은 가는 군요. 늘 겪는 일이지만 모질게도 버틸 것 같은데 결국엔 자연의 순리 앞에 그렇게 물러가고 있습니다. 휴가들 간다고 난리랍니다

저는 늘 산사를 다니면서 그곳 계곡에 가족들이 모여 고기를 굽고 하는 모습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먹자고 떠난 사람들처럼 웬 종일 굽고 먹고 하는 것이 피서 인 것처럼 그렇게 먹고 마십니다. 산사주변은 늘 많은 분들로 복잡합니다. 조용해야 할 수행 공간에 조용하면 재미없는 분들이 모여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며칠 그렇게 세상을 다 놓을 듯이 놀고 가시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돌아가실 때. 제발 아니 온 듯 가시지요. 특히 병을 깨어 바위틈이나 계곡 안에 버리고 가시면
또 다른 누군가는 그 병에 발을 다치거나 냄새 때문에 산하가 온통 몸살을 한답니다. 내년에 오실 거죠. 그럼. 그냥 아니온 듯 가시지요 흔적도 남기지 말고 다 가져가시지요. 아니 오히려 옆의 것들도 좀 챙겨 가시지요 올 땐 바리바리 이고지고 오셨으면서 갈 땐 왜. 빈 털털이로 가시나요. 가져가세요. 다만 자연은 그대로 두세요. 예

쁜 꽃이 보기에 좋나요. 그런다고 꺾지 마세요. 아파요. 내가 예쁘면 다른 모든 분들이 다 예쁘게 보아 준다고요 그러니 꺾지 말고 보아만 주세요. 올 여름 휴가 그렇게 보네셨나요. 아 그런데도 여전히 덥죠. 이젠 현실이잖아요 자신의 방안에 쓰레기를 쌓아놓지는 않잖아요. 말하지 마세요. 어차피 자연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들의 공간이랍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그렇게 하지 마세요.

아파요. 자연이 많이 아파요. 그러면 나도 아파요. 자연이 곧 나니까 여러분이 바로 자연의 일부잖아요. 자연을 능가 하는 존재 전지전능한 존재는 없답니다. 아니 그 전지전능한 존재는 바로 자연과 하나 되는 존재랍니다. 그 존재가 바로 우리들이 될 수도 있답니다.

그냥 숨 쉬고 느끼고 보고 그대로 두고 오세요. 아니 다녀온 듯 말입니다. ㅋㅋ 그냥 많이 계곡에 텐트치고 노시는 분들 보고 있으니 답답해서 하지만 가족들. 연인들의 모습은 보기에 좋았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