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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빛 바랜 일기

바람에 단풍이 진다

by 자광 2009. 5. 22.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 온다.
점점 바람이 매섭다. 제법.
길가엔 옷깃을 세운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른다.
겨울인가.
바람에 단풍이 우수수 거리로 떨어진다.
보기에 너무 좋다. 노란 단풍이
눈처럼 그렇게 자신을 살찌운 몸에서 떨어진다.
하나둘, 셋, 넷
셀 수 없는 수지만
보기에 좋다. 노란 눈이 내린다.
우수수…….
바람은 여전히 차고.
사람들은 종종 걸음을 한다.
주머니 손을 깊게 넣고 가는 아저씨들
목도리에 얼굴을 푹 파묻고 가는 아줌마
모두가.보기엔 너무 좋다.
오가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이 보인다.
나는 그리고 즐겁다.
아무른 생각 없이
오가는 사람들과 하나가 된다.
하나. 둘.오늘은 그렇게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