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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왜 하필 님이십니까?

by 자광 2009. 5. 24.

어제 아침에 들어온 충격 적인 소식에 
지금도 그 말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가슴이 덜컥하고 내려 앉아 버린다.
난 그렇게 정치인들을 좋아하진 않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예외다.

그분이 비록 검찰의 수많은 의혹을 받아왔지만
그것은 단지 의혹일 뿐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나라의 검찰은 단지 의혹만 가지고
증거도 하나 없이 전직 대통령을 소환하는 엄청난
무례를 저질렀다. 그것도 모자라 갑자기
생일선물로 받은 시계까지 언론에 흘러 나와
그분의 명예를 땅이 떨어뜨려 그분이 가시는데 일조를 했다.

아니라곤 못할 것이다. 지난 1년을 넘게
그분을 털어왔지만 뚜렷한 증거 하나 나타나지 않고
단지 의혹만 가지고 그분을 1년 넘게 괴롭혀 왔다.
현 정권에서는 유독 지난 정권의 치부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뒤지고 또 뒤져 심지어
인간적인 모욕감 까지 심어 주었다.

그것은 때가 되면 역사가 말해 줄 것이다.
역사는 냉정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이 정권에서 이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냥 임기동안 죽었다 생각하고 참고 지내려 한다.
그들이 국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오로지 물대포와 방패 그리고 연행뿐이다.
어디에서도 진정심이 보이질 않는다.
오직 있는 자들의 나라가 되어 버린 것 같다.

언제인가 유시민 장관이나 안희정 씨를 몇 번 취재를 다니며 보았고 또
잠시 대화도 나누어 보았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분들에게서 느껴지는 인간미 때문에 만나고 나서 더욱
신뢰가 가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왜…….
이분들이 그렇게 고난의 길을 가야 하는지.

현 정권에서는 이제 더 이상의 희망도 없이 살아가야 할 것이다.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난 결코 내 손으로 선택하지 않았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그가 정권을 잡았을 때
그래도 잘하겠지 하는 희망을 품었고 또 그렇게 성원했다.
어찌 되었건 우리의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촛불이 활활 타오를 때부터
이분의 태도에서 나는 그가 진정 대한민국 전체의 대통령이 아니고
몇몇의 대통령임을 느꼈다.

나만 그런가.…….그는 결코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의 행복이 끝나 감을 실감했다.
그렇게 나는 다수결의 원칙을 받아들였다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후회를 하게 된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이젠 내가 인정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그를 가슴에 담고 머리에 담고 또 마음깊이 담아두고
그의 따뜻한 미소 그의 소탈한 모습들 까지 다 놓아 버리려 한다.
지만 무너진 산은 다시 되 돌릴 수 없어
그것이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하루 웬 종일 슬프고 우울하게 한다.

부디 더 이상의 핍박과 모욕과 다툼이 없는 곳에서 영면하소서…….
노간지 이제 그는 나의 마음속에 영원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