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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일상

장맛비가 내린다

by 자광 2009. 7. 1.



이젠 비가 내린다.
장맛비가 촉촉이 내리기 시작한다.
나는 아무것도 해 놓은 것도 없이 세월을 보내고
비는, 세월은, 자연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순리대로 흘러간다.

내가 그렇게 존경하던 노무현 대통령도 가시고
팝의 황제라는 마이클 잭슨도 가고
그렇게 지구의 한 점에서 그래도 이름을 올렸던 분들이
가도 우주에서 보면 한 점 먼지일 뿐
자연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흘러간다.

나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하던 것들도
나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간다.
그렇다고 내가 무능력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어차피 세상에는 중생들의 숫자만큼 우주가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신이 그 우주의 주인이고
자신이 있어 우주는 있고 자신이 사라지면 우주도 사라지기 때문에
천상천하 유아독존 인 것이다.

비가오고 쓸쓸해도 내가 쓸쓸한 것이고
또 이비가 행복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지금 이 순간 행복함에 미소 지을 것이며
또 쓸쓸함에 가슴 아파 할 것이다.

장맛비가 내린다.
이 비 또한 세상을 다 잠길 것처럼 쏟아 부어도
결국은 다시 해가 떠오를 것이다.
세상은 영원할 것이 없기 때문이고
변하지 않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여기서 숨 쉬고 웃고 떠들고 아파하고
삶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잠시 세상 소풍 나온 나그네……. 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