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겸손4

그런거다 산에 들면서 주변에 나뭇잎이든 꽃잎이든 자세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정말 자연은 경이롭다 못해 나를 겸손하게 한다. 비슷해 보여도 같은 게 하나도 없으면서 그 안에는 질서가 숨어 있고 규칙이 있어 반드시 그 규칙을 지키며 꽃 피고 지며 푸르러진다. 꽃잎 하나 같은 게 없고 나뭇잎 하나 도 같은 게 없다. 그런데도 질 때 지고 필 때 핀다. 미련 두지 않는다. 그리고 아름답다. 나뭇잎 하나도 제각각의 같은 수종은 같은 모습으로의 질서로 꽃은 꽃대로의 같은 모습으로 규칙대로 피고 지는데 어리석은 나는 세월 가고 변해가는 걸 두려워 한 거다. 이 또한 받아들이고 변하고 나고 가는 걸 두려워 한 거다. 그것을 의심했기에 두렵고 괴롭고 고통스러웠던 거다. 그냥 그런 거다. 꽃 피고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2018. 4. 12.
개기 월식을 보다 엇그제 밤 그 추운데도 불구하고 옥상에 올라 계기 월식을 지켜 보았다. 그리고 그 주변 하늘을 보면서 우주의 신비로움에 잠시 빠져 보았다. 그런 한편으로 참 겸손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저 광활한 우주에서 나의 존재는 참 미약할 수 있다. 하지만 미약할 수 있는 이 우주의 주인 또한 그 우주를 느낄 수 있는 바로 나 이기에 마음껏 우주에서 펼쳐지는 쑈를 감상했다. 점점 사라져 가는 달을 보면서. 태양과 지구와 달과 내 눈이 일직선이 되는 구나 생각하니 경이롭다. 그런 우주의 장관을 캠코더에 담지 못해 아쉽다. 그냥 똑딱이 카메라로 달을 억지로 담기니 화질이 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추억이다 생각하고 담아 본다. 하늘에 별은 참 많은데 내가 볼 수 없으니 없다고 하는구나..... 단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1. 12. 12.
뒤 돌아 보니 어느새......? 가을인가 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것이 천상 가을인가 보다. 이제 얼마 후면 오십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참 세월 화살을 떠난 시위 같구나 싶다. 산다는 것은 의도하지 않아도 살게 되어있지만 그 산다는 것은 어쩌면 어떻게 사느냐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어디에 살건 무엇을 하건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 한번 쯤 되돌아 볼 나이가 되니 새삼스럽게 내가 걸어 온 길이 어땠는지 궁금해진다. 다른 이들의 가슴에 상처들은 주질 않았는지……. 아 이 부분에서 할 말이 없어진다. 난 참 많은 사람들 가슴에 못을 박고 살아 왔기 때문에 그들에게 미안하다. 나로 인해 알게 모르게 상처 받은 가슴들이 이젠 여물어 덜 아프기를 바람 한다. 부디 조금이라도 잘 되기를 앞으론 좋은 일만 생기기를……. 나름 참 많은 일들.. 2011. 10. 2.
태풍이 온단다 지금 내가 있는 사무실은 시장상가 건물이다. 조금은 오래되었지만 지붕들이 잘되어 있어 비가와도 비 맞을 염려는 없다. 하지만 조금 덥다…….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고 있어야 견딜 수 있을 정도지만 당당히 버티고 있다. 이제 주소도 옮겨야 하고 뭐 이런저런 절차들이 남아 있지만 이 무거운 몸이 꼼짝 하지를 않는다. 움직여야 무언가를 하는데 움직이려 하질 않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나는 가끔 다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신기하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들 제각각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것도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살고 죽고 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내가 알고 있다는 이 작은 지식보다 내가 보고 듣는 이야기들 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만.. 2010. 8. 10.